현대건설 실사작업이 우여곡절끝에 마무리됐다. 삼일회계법인의 결산감사 때보다 늘어난 추가 부실 규모가 예상대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출자 조치는 필요없게 됐고, 금융권간 극심한 마찰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은 것은 현대건설의 독자적인 영업정상화 작업이다.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의 완벽한 홀로서기 시점을 1년으로 잡고 있다. 이 기간내 경쟁력 회복정도에 따라 누적 불신을 거둬낼 수 있을지 판가름난다는 것이다.
◇범주내로 들어온 추가부실
정부와 채권단은 삼일 회계법인의 결산감사 확정후 자산ㆍ부채 실사결과(영화)에서 드러날 추가 부실규모가 3,0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1조2,000억원 규모로 잡으려던 유상증자 규모를 1조5,000억원으로 늘렸던 것도 이 때문. 실사결과 드러난 규모는 3,855억원.
추가 부실 내역은 ▦국내공사 미수금 대손충당금 1,660억원 ▦이라크 미수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 1,002억원 ▦재고자산 평가 감소분 408억원 ▦해외공사 대손충당금 522억원 ▦일반계정 263억원 등. 이 정도는 기존 2조9,000억원 출자로도 감내할 수 있다는 게 채권단 계산이다.
부채비율이 당초 259%보다 상승해 300%수준에 달하지만 영업이익 등으로 연말 결산때는 20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신권 지원 난항끝 결말
31일까지 지원방안을 확정치 못했던 대한ㆍ교보ㆍ한일투신운용 등이 지원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금감원과 채권단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보유채권 만기연장 방안 ▦보유채권(5,400억원) 금리 인하(2.74%) 방안 ▦자산관리공사 매각방안 중 각각 하나를 택했다.
투신권의 현대건설 지원방안은 일단락됐고, 6월말 마무리 예정이었던 채권단 출자조치도 별 탈없이 매듭지어지게 됐다. 채권단 공동의 금융지원에 대해 무임승차 행위를 막아 앞으로 다른 기업 지원때도 선례를 삼게 된 셈.
◇금융지원 남은 것은
채권단은 실사결과를 토대로 6월10일까지 출자전환 분담액을 확정지을 방침. 추가 출자는 필요 없게 됐지만, 추가 금융지원이 전혀 필요없는 것은 아니다. 채권단은 이 기간안에 6월말로 예정된 은행권 만기연장 시기를 연장해야 한다.
이연수 외환은행 부행장은 "여신항목별로 6개월에서 최장 3년까지 연장이 필요하다"며 "6월중 채권단 협의회를 통해 추가 채무재조정 방안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채무와 관련된 BW(신주인수권부 사채)만기연장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현재 현대건설의 신용등급은 BB+로 금리가 17%수준에 달한다. 채권단은 출자조치가 마무리되면 투자등급(BBB) 이상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만기 회사채에 대해서도 만기연장 조치가 필요하다.
컨설팅사인 ADL은 이와 관련, 내달 15일까지 현대건설의 향후 3년간 현금흐름과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추정 재무제표를 담은 최종 보고서를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영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