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가 '지각 개막'한다. 149일간의 직장 폐쇄 탓에 예년보다 2개월가량 개막이 늦춰졌고 경기 수도 팀당 82경기에서 66경기로 줄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노사 대립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무려 8억달러 이상. 하지만 시즌 취소 가능성까지 대두됐던 상황을 돌아보면 16경기 단축은 불행 중 다행이다. 2011~2012시즌 NBA는 현지시간으로 크리스마스에 대장정에 돌입한다. 분위기는 흉흉하지만 선물 보따리는 두둑하다. 개막일부터 '대박'이다. 지난 시즌 우승팀 댈러스와 준우승팀 마이애미의 '리턴 매치'를 포함해 다섯 경기가 펼쳐진다. ◇거금 들고 줄 선 기업들=노사분규로 인한 예상 손실이 엄청나다지만 NBA 사무국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 직장 폐쇄가 끝나자마자 유수 기업들이 후원계약에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통신사 스프린트는 4년간 2억5,000만달러라는 NBA 사상 최대 규모의 후원계약에 사인했고 앞서 버드와이저로 잘 알려진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와 음료 브랜드 게토레이, 중고차업체 오토트레이더닷컴과의 계약기간 갱신도 원만하게 이뤄졌다. 10~20대 사이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인 NBA는 TV중계에 붙는 광고가 전통적으로 많다. 지난 시즌 미국 기업들이 NBA 중계에 광고비로 쓴 총액은 8억720만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 개막이라는 동화적 기대감을 등에 업은 올 시즌은 더 많은 돈이 방송사와 NBA에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로즈ㆍ노비츠키 VS 제임스ㆍ브라이언트=데릭 로즈(시카고)와 디르크 노비츠키(댈러스),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올 시즌 전망을 압축하라면 이들 4명만의 이름으로 끝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로즈는 지난 시즌 역대 최연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노비츠키는 댈러스의 우승을 이끌며 파이널(결승) MVP로 뽑혔다. 슈퍼스타인 제임스와 브라이언트는 이 둘의 그늘에 가릴 정도였다. 제임스는 로즈에 밀려 세 시즌 연속 MVP가 물거품이 됐고 브라이언트의 레이커스는 노비츠키의 댈러스에 4연패해 서부콘퍼런스 결승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 그렇다고 제임스와 브라이언트의 성적이 나쁘진 않았다. 제임스는 정규 리그 평균 26.7점을 넣었고 브라이언트는 25.3점을 올렸다. 직전 시즌보다는 못했지만 이름값은 한 셈이다. 단지 '신들린' 로즈와 노비츠키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권불십년을 절감했을 제임스와 브라이언트, 장기 집권을 꿈꾸는 로즈와 노비츠키. 올 시즌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단연 이들이 코트에서 벌일 '빅뱅 시즌2'다. ◇LA 팬들은 좋겠네=LA 팬들은 요즘 말로 '계탔다.'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앨버트 푸홀스 영입으로 한껏 들뜬 데 이어 크리스 폴의 LA 클리퍼스 입단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뉴올리언스에서 6시즌을 뛴 뒤 이적한 폴은 역대 포인트가드 중에서도 손꼽히는 '천재 가드'로 통한다. 신인왕 출신으로 네 시즌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고 2007~2008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평균 10어시스트 이상을 올렸다. 지난 시즌 성적은 15.8점 9.8어시스트 4.1리바운드. 레이커스와 스테이플스 센터를 함께 쓰는 클리퍼스는 레이커스의 '조용한 이웃'이다. 통산 17차례 우승의 레이커스와 대비돼 NBA 대표약체 이미지가 도드라졌다. 하지만 폴이 야전사령관을 맡고 지난 시즌 신인왕인 블레이크 그리핀이 골밑을 휘젓는 그림은 어느 팀과 견줘도 화려함이 떨어지지 않는다. '영원한 강팀' 레이커스와 당당해진 클리퍼스는 다음달 14일 올 시즌 첫 맞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