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회복세" 낙관론 확산
"각종지표 'V형' 반등 가능성 높아"
'미국 경제는 반년 안에 상승세로 돌아선다'.
LA타임스는 미국 경제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각종 경제지표와 실물동향을 고려했을 때 경기가 반짝 하강하고 다시 반등하는 'V자형'회복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고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금리인하, 감세, 부동산가격 안정, 지속적인 신규고용 창출 등으로 일시 위축됐던 개인소비 심리가 조만간 되살아 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같이 전망했다.
또 주요 금융기관들도 미 경제가 올해 1ㆍ4분기에 소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겪은 뒤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업률상승', '소비자 신뢰도 급락', '자동차판매 감소' 등 최근 각종 신문의 헤드라인에는 미 경제에 대한 온갖 부정적인 언급 일색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 1, 2달 전의 과거상황을 사후에 보여주는 것일 뿐 장래에 다가올 상황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라는 게 LA타임스의 지적이다.
전미제조업자협회의 이코노미스트 고든 리처즈는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했다고 해서 바로 지출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지난해 12월 신규주택판매가 2년만에 최고로 늘어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주택저당채권의 이율이 낮고 부동산 가격이 안정돼 있어 미국인들이 심리적으로 느끼는 소득감소 위협은 거의 없다며 특히 고용여건이 매우 좋아 소비자들이 당장 씀씀이를 줄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감세정책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지난 1월부터 지불한 세금이 환급된다는 점도 하반기 경제성장을 낙관케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사실상 '공돈'이 생기게 되면 이를 저축하기보다는 써버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는 기업과 가계의 부채과다도 그다지 걱정거리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노던 트러스트사의 이코노미스트 폴 카스리엘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고 통화정책을 완화하는데다 일자리도 안정 돼 있어 신용경색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기업의 설비투자가 급감하고 있어 단기간 내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는 미국 기업들의 과잉설비로 인한 재고급증이 단기간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의 낙관론은 증시주변에서 유포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치는 과잉 투자와 지출 뒤에 경제는 반드시 장기간의 조정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김호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