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벌 종목 없을까.”
새해 들어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다.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탓일 게다.
이에 대한 대답과 반응은 매번 비슷하다. “있지. 삼성전자 어때.” “됐다, 됐어. 누구 약 올리냐.”
빈말처럼 그냥 하는 말이지만 삼성전자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다들 자리를 뜬다. 삼성전자가 최고의 투자종목이라는 것을 알지만 내가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라는 태도다.
개인들이 그래서 주식투자로 돈을 벌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대표주들은 외국인과 일부 부유층의 전유물이 돼버렸다. 개인들은 주가가 너무 비싸 엄두도 내지 못한다. 하지만 그동안 이들 종목만 올랐다.
종합주가지수가 아무리 올라도 별다른 느낌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별 느낌이 없는 게 아니라 부아가 나는 사람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다른 주식이 다 올라도 내 주식이 오르지 않으면 열불이 터지는 게 사람 심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증시는 겉 모습만 화려할 뿐 한마디로 개밥의 도토리요, 앙꼬 없는 찐빵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먹을 게 별로 없다.
대표주를 사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우선 황소(대표주)를 따라가고 싶어도 손에 쥐고 있는 돈이 별로 없다. 설령 여윳돈이 있어도 너무 비싸 사기가 겁난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50만원을 넘어 과거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일 때보다 2∼3배나 높다. 신세계도 마찬가지고 현대차도 이미 당시의 주가를 웃돈다.
싼 맛에 저가주를 건드려볼 수도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위험천만이다. 오르는 주식보다 오히려 떨어지는 주식이 더 많다.
`고용 없는 성장`이 올해 우리 경제의 딜레마이듯 지금 우리 증시의 난제는 `행복 없는 상승`이다. 경제가 아무리 호황을 누려도 내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비참할 따름이다. 증시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투자자가 많으면 이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행복은 대중의 주머니 속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증시격언이 있기는 하지만 대다수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분명 잘못된 상황이다. 개밥에 도토리를 치우고 진빵에 앙꼬를 다시 집어넣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지수가 제아무리 뛴들 개인은 증시로 돌아오지 않는다.
<증권부 이용택 차장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