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홈스쿨 길라잡이] 논술 잘하는 방법 ⑤ 마지막회

역발상등 사고전환 통해 독창적 내용 쓸수 있어야

어수창 필탑 논술·구술 연구소 소장

국내 한 대학에서 신입생들의 글을 평가하면서 ‘천편일률적’이라는 지적을 내렸다. 마치 모범답안을 외워 온 것처럼 글들이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수능과 관련한 유사한 교과서나 학습서를 유사한 방식으로 학습하다 보니 유사한 사고가 훈련되는 것이다. 또한 독창적인 사고보다는 하나의 보편 가치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그러나 독창적인 사고는 때때로 훌륭한 논술문을 쓰는 바탕이 되고 결과적으로 고득점을 올리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중국의 고전에 ‘입춘에는 달걀을 세울 수 있다’라고 쓰여 있는 것이 발견되어 그대로 실험해본 결과, 확실하게 세워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이후 입춘이 아니어도 언제라도 달걀은 세울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달걀 껍질은 꺼칠꺼칠하고, 울퉁불퉁한 작은 요철로 되어 있는데, 이 요철(양각)이 삼발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달걀을 세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달걀이 서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중도에서 포기해 버리는 고정관념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부자가 된다는 명제를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독일의 발트 크레머와 괴츠 트렌클러가 저술한 ‘상식의 오류 사전’에서는 실제 유럽 부자들을 조사해 보니 큰 부자는 상속으로 부자가 된 사람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운이 부자의 원인이며 세 번째가 노력이었다고 서술한다. 또한 미국에서 65세 이상의 모든 미국 시민에게 무상으로 의료 혜택을 주는 의료 보험제도가 실제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시스템은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찬찬히 뜯어보면 부자들이 더 오래 살기 때문에 무상 혜택을 더 오래 받아 결국은 자신이 낸 세금보다 더 많은 혜택을 입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의 의료보험제도 역시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착취하는 구조인 셈이다. 대입 논술고사에서 ‘분노’에 관한 입장을 묻는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다. 흔히 분노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지만, 관점을 달리해 생각해보면, 18~19세기 전제 군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에서 가졌던 시민들의 분노, 현대에 와서 독재에 대항하는 민중의 분노 등에 관해 서술할 수 있었다면 독창적 진술이 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읽고 들으며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되 반드시 그 반대의 경우도 자문해보기 바란다. 인간은 존엄하다고 하는데 정말 존엄한지 고민해 보라. 다른 각도에서 사고할 때 독창적 관점도 갖춰진다. 이를 논리적 서술로 증명할 수 있다면 논설문으로서의 가치는 배가된다. 수험생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사고 능력에서 나오는,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을 때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이는 곧 논술 고사에서의 고득점으로 연결돼 경쟁자와의 상당한 점수차를 극복하거나 반대로 점수차를 더욱 벌릴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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