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아웃도어 업계 입장에서 피하고 싶은 비수기다. 이런 때일수록 아웃도어 업체들은 계절이나 유행과 관계없이 잘 나가는 이른바 스테디셀러 제품 덕에 매출 혹한기를 견뎌내고 있다. 방풍 재킷은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꼽힌다. 들쭉날쭉한 날씨 변화 때문에 방풍 재킷이 꼭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멋도 있어 패션 아이템으로 찾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코오롱스포츠가 3년 전에 내놓은 '기본형 경량 방풍 재킷'의 누적 판매량은 10만장을 넘었다. 올 3월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 6월말 현재까지 4만6,000여 장이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배 넘게 팔렸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유행을 타지 않는 기본형 스타일의 방풍 자켓은 등산할 때 뿐 아니라 근교 나들이용이나 가벼운 외출 때에도 입기에 무난해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올해 이 제품으로만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스페이스의 바람막이 재킷인 프리재킷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02년 처음 출시돼 현재까지 매 시즌 5만장씩 팔릴 정도. 특히 블랙 제품의 경우 어두운 색상의 교복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13만원) 때문에 중고등학생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K2에서는 '배색 반팔 짚티(목 부위가 지퍼로 올릴 수 있게 된 티)'가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알짜 상품. 지난 2003년 처음 출시된 반팔 짚티는 등산 입문객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라푸마의 'LGK시리즈 등산화'도 4시즌 연속 출시되고 있는 스테디 셀러 아이템이다. 이 등산화는 바위가 많은 국내 산악 지형에서 등산객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독자적으로 개발한 아웃솔(밑창)을 사용했다. 밑창의 접지력(지면에서 미끄러지지 않는 힘)을 기존 제품에 비해 10% 이상 높여 등산 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트렌드에 관계 없이 꼭 구입하는 아이템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올해의 경우 여름철 비수기에다, 월드컵이란 변수도 있어 어느 때보다 스테디셀러 아이템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