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업체 공생시대] "거래처와 대등한 동반자"

KT계약서엔 甲·乙 없다

‘KT 계약서에는 갑ㆍ을이 없다’ KT는 민영화 이후 협력업체 등과의 거래때 사용하는 모든 계약서에 갑ㆍ을 등의 표현을 쓰지 않고 직접 사명(社名)을 쓰도록 하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흔히 상하 관계를 상징하는 갑(甲)과 을(乙)이 아닌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KT가 지난 2002년 민영화 직후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비롯됐다. 바로 ‘갑을 문화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의 설문이었다. 당시 설문조사 결과는 공기업 당시 KT의 조달관행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결과를 도출해냈다. 설문조사 당시 직원들의 응답중 눈길을 끈 점은 ‘거래처의 기본속성’. 응답자중 36.5%가 처음에는 최선을 다하는 듯 하다 KT 직원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점차 업무를 소홀히 하는 ‘용두사미형’으로 정의했다. 또 KT가 관련 분야를 잘 모르거나 허점을 보이면 이를 악용하는 ‘늑대형’이 25.4%라고 답하는 등 전체의 62%가 거래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다. 그만큼 민영화 초기 KT 조달 시스템에는 공기업적 관행이 깊이 뿌리박혀 있었던 것이다. 이 같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KT가 전개한 운동이 바로 ‘갑을문화 아웃(Out), 동반문화 인(In)’이다. 거래처와 상호 협력하는 동반문화, 상호 약속을 지키는 신뢰문화, 노하우를 공유하고 제공하는 협력문화, 미래를 위해 윈-윈하는 상생문화를 구축해 나가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다. 회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협력업체를 수직적 상하관계로 인식하는 사고로는 더 이상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며 “갑을 문화의 청산은 바로 이 같은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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