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표준이 힘이다] <45> 뇌의 자기신호 측정

뇌활동 관찰·측정 '뇌자도' 인간 사고과정 밝히는 열쇠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인지실험이 진행 중이다.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생각을 하는 것일까. 마음이라는 것이 정말 가슴에 있어서 기뻐하고 화내고 슬퍼하는 것일까. 최근 뇌의 여러 가지 기능들이 연구되면서 인간의 사고과정이 외부에서 받아들인 자극에 대해서 뇌의 신경망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반응함에 따라 발생하는 현상이란 것이 밝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본적인 오감(시각ㆍ청각ㆍ촉각ㆍ미각ㆍ후각)의 자극에 대한 뇌에서의 일차반응이 나타난 후에 연속된 여러 단계의 뇌신경망이 활성화되면서 고차의 인지과정을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고차 인지과정은 언어습득ㆍ언어처리ㆍ학습ㆍ기억ㆍ의사결정ㆍ계산ㆍ추론 등을 포함하며 이런 연구들을 통해 심리학 등의 학문 분야에서는 의식과 정서의 이해와 인지 모델의 설립을 추구한다. 최근 영국 런던대의 신경과학연구팀이 ‘로맨틱한 사랑의 신경체제’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저자는 피실험자들이 각자가 사랑하는 사람 및 다른 보통 사람들의 사진을 볼 때 각각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다른 것을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fMRI)를 사용해 발견했다. 이 실험은 시각인지와 정서반응을 연결한 실험이었다. 다만 정서 관련 실험과는 달리 언어인지나 통각인지 등의 과정은 좀더 까다로운 실험조건을 요구한다. 바로 시간분해능이다. fMRI의 경우 활성화된 신경이 산소를 소모함에 따라 변하는 뇌혈류를 측정, 뇌신경의 활성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기술이므로 시간분해능이 수 초에 해당한다. 하지만 언어인지의 경우 시각으로 들어온 글자의 영상을 처리해 음소 및 단어로 재구성하고 그것을 머릿속으로 읽어보아 청각영역활성을 거쳐 문장을 구성하고 의미를 생각하는 단계까지의 총 소요시간은 1초가 채 되지 않는다. 이 경우 인지모델을 세우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 뇌의 활성영역이 시간적으로 구분돼야 하므로 신경의 전기적 흥분을 직접 측정할 수 있어야만 한다. 뇌전도는 뇌의 전기적 활성을 바로 측정하는 도구로서 두개골 등의 영향으로 전기신호가 왜곡돼 정확한 활성위치를 추정하기 어렵다. 즉 공간해상도에서 부족하다. 뇌자도(MEG)란 가장 민감한 자기장 측정 센서인 SQUID를 이용, 뇌신경세포의 활성으로 인한 전류가 발생하는 생체 자기장을 측정해 뇌의 활동을 관찰하는 장치다. MEG는 뇌전도와는 달리 자기장이 인체에 투명한 성질을 이용, 뇌신경세포의 활성 크기와 위치를 왜곡 없이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시간적으로도 수천분의1초 간격으로 뇌의 활성화되는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인체 외부에서 수행되는 뇌의 자기신호 측정이 인간 사고과정의 비밀을 하나하나 밝혀낼 수 있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후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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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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