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성장의 온기 왜 골고루 퍼지지 않는지… 현장중심 경제정책 펴라"

“정부청사 어디에도 국민은 없습니다. 국민은 현장에 있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휴가철을 맞아 직원들에게 편지를 띄웠다. “휴가 기간만이라도 가족과 함께 몸과 마음을 싱싱하게 충전하길 바란다”고 시작했지만 내용에는 거시정책을 다루면서 놓치기 쉬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당부로 가득 채웠다. 윤 장관은 “국민에게는 존재감이 없으면서 우리끼리 경제지표를 놓고 자부하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성장률 상승에 만족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윤 장관은 “여러분들이 이 사무실에서 일하고 저 사무실에서 회의하고 윗사무실에서 결제받는 등 온종일 종종걸음으로 정부청사를 헤집고 다니지만 사무실 어디에도 국민은 없다”며 “국민과 기업의 한숨소리에 귀기울이고 작은 민원도 크게 듣는 재정부가 되려면 현장과 호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성장과 온기가 골고루 확산되는 시스템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어떻게 고쳐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 등등의 물음에 대한 답은 모두 일차적으로 현장에 있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며 현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경기상황에 대해선 늘 논쟁이 있기 마련이지만 내 소득이 늘지 않고 내 가게에 손님이 없는데 무슨 경기회복이냐는 취약계층의 진단은 그것대로 늘 맞는 진단”이라고 말했다. “부모님들이 애지중지 키우고 공부시켜서 20년 넘게 길러 사회에 내놓았는데 ‘졸업=백수’라면 부모님 마음이 어떻겠냐. 상반기 성장률 등 최근의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도 국민의 평가가 인색한 것은 이처럼 경기회복의 잣대가 달라서일 것”이라는 게 윤 장관의 시각이다. 11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맞아 각자의 전문성을 갖출 것도 윤 장관은 주문했다. 윤 장관은 “G20와 IMF 콘퍼런스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달라진 위상에 놀랐고 우리가 정말 우물안 개구리라는 사실에 놀랐다”며 “요즘 기업들이 T자형 인재를 바란다는데, 종으로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추면서 횡으로 폭넓은 경험과 네트워킹을 보여주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윤 장관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중소기업과 서민 체감경기 개선은 충분하지 못한 만큼 이 문제 해결에 전 부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또 “대기업이 위기 때 나름 선전해서 상당한 성과를 보여줬다”면서도 “대기업이 번 자금이 국내에서 고르게 퍼지게 하고 대기업이 견인하고 있는 경기회복 혜택을 모든 계층이 골고루 누리는 게 이제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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