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낯 뜨거운 '성매매 관련 음란전단지' 무차별 살포

명함 크기부터 A4 용지까지 새벽길 유흥가 주변 점령<br>수법도 다양… 일부 차조수석에 파이프 꽂아 자동 분사<br>경찰 전과기록 남는 불구속입건 방침…성매매 사전 차단

'테마가 있는 키스방, 4만원', '황진이 오피스텔, 카드 가능', '여대생 다수, 텐 % Cafe'

늦은 밤, 유흥가 주변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성매매 암시 전단지들이 마구잡이로 뿌려지고 있다. 새벽 길, 아직 환경미화원의 손길이 닫지 않은 곳에선 전국 대도시 어디서나 명함 크기부터 A4 용지까지 각양각색의 성매매 암시 전단지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9일 성매매 암시 전단지를 뿌린 혐의로 아르바이트생 A(28)씨 등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강남 유흥가 일대에서 여성의 나체사진이 들어간 성매매 업소 홍보물을 대량으로 뿌린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를 받고 있다.

수법도 다양해졌다. 호객 행위를 하며 거리에서 술 취한 남성들에게 일일이 나눠주거나, 벽이나 전봇대에 붙이거나, 차량이나 공중전화 부스에 꽂아놓는 일반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오토바이나 차량까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면서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뿌리거나, 일부는 차량 조수석에 구멍을 뚫은 뒤 파이프를 꼽고 자동 살포했다는 것이다. .

그동안 경찰은 전단 살포자들을 경범죄로 처벌, 벌금을 받는데 그쳤다. 그러나 비판의 소리가 높아지자 이례적으로 전과 기록이 남는 불구속 입건 방침을 세웠다.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전달 살포와 음성적인 성매매를 사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남구 테헤란로의 지하철역 입구와 거리 등에 명함 크기의 오피스텔 성매매 전단을 대량으로 살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학생이나 무직의 아르바이트생들로 돈벌이를 위해 불법적인 성매매 광고를 한 셈"이라고 밝혔다.

성매매를 유인하는 전단지가 공공장소에 무분별하게 뿌려지면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여성가정부는 지난 1일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동안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집중 단속한결과 무단 배포자 103명을 적발해 관할 경찰서에 넘겼으며, 이들이 갖고 있던 전단지 1만7000여매를 압수 및 폐기했다고 밝혔다.


이 단속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성매매 암시 전단지를 무단 배포하다가 적발된 103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된 인원수 71명에 비해 32명 증가했고, 이중 대다수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적발됐다. 특히 대구지역에선 여성의 은밀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전단지가 장소를 불문하고 배포되는 등 전단지에 인쇄된 성매매 유인 문구와 그림이 갈수록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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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무지구의 도로와 인도에 밤만 되면 성매매를 부추기는 전단이 넘쳐난다는 것이다. 승용차 유리창은 물론 어디든 틈새만 있으면 마주잡이로 꽂아놓고 사라지는 통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주택가 주변까지 살포 범위가 확대되고 있어 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적발에 나서고 있다.

성매매 전단지는 7∼8년 전부터 일본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형태를 흉내 내 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출장을 다녀본 회사원이나 관광객들은 늦은 밤마다 공중전화 부스의 유리창 틈새마다 명함 크기의 출장 마사지나 성매매를 유도하는 전단을 꽂고, 인도에 전단지들이 마구 뿌려진 것을 봤던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회에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이 한국 성매매 여성의 사망과 관련해 백희영 여성가정부 장관에게 일본 지역에서 배포된 성매매 전단지를 보여주며 질의할 정도였다. 박 의원은 이 전단지에 한국어로 '80분 코스 2만엔, 100분 코스 2만5000엔. 한국 오빠들 많이 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폭로했다.

성매매 암시 전단지는 제작하기 쉬운 데다 단가도 비싸 일부 인쇄업자들에겐 손쉬운 수입원이 되고 있다. 전단은 5만 장에 약 30만원으로 서울과 대전·대구 지역의 인쇄소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매매 전단지 살포가 확산되자 여성가정부 여성청소년보호 중앙점검단은 전국의 성매매 암시전단지 다량 배포지역을 대상으로 관계기관과 합동해 지역별 1주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지자체 등에 전단지 자체단속 및 수거를 요청했다.

이 밖에 전국을 대상으로 성매매 암시 전단지 배포 총책과 인쇄업자 등 성매매 암시 전단지 무단 배포행위의 원천적 근절을 위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또 단속망을 교묘히 피하기 위해 성매매를 암시하는 문구 없이 선정적인 그림만 인쇄된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는 감안해 올 하반기 중에 '고시'를 통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 단속할 계획이다.

경찰도 최근 사회적으로 아동 성폭력 등 성범죄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른데다 방학을 맞아 유흥가 주변에도 청소년 유동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계속 강력한 조치를 이어갈 방침이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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