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9월 1일] 아이스크림, 造船 그리고 기업가 정신

주미 대사관에서 상무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집 근처에 자주 들르던 ‘Ben & Jerry's’ 라는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있었다. 많은 양과 여러 가지 토핑의 독특한 맛도 일품이었지만 벤(Ben)과 제리(Jerry)라는 두 친구의 성공 스토리에 더욱 매료됐던 것 같다. 벤 코헨(Ben Cohen)은 미각과 후각을 거의 상실했지만 다양하고 독특한 맛의 혼합 아이스크림을 개발해 일반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또한 원재료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의 성장호르몬을 사용하지 않고 만든 우유를 선택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았다. 현재 Ben&Jerry's는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책임 기업으로 성장했다. 도전과 노력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정신 발현의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건국 60년, ‘기적과 성공의 역사’라 평가되는 우리 경제 발전사는 열정적인 기업가정신으로 무장된 우리 기업들의 성공의 역사이다. 설계도 한 장만으로 차관을 얻어 배를 수주하면서 시작했으나 최근 독(dock) 없이도 배를 만드는 육상 선박 건조로 경쟁국을 놀라게 하면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성공요인은 바로 기업가정신의 발현이라 할 수 있다. MIT대 홀로몬 교수의 ‘한국은 내가 방문한 국가 중 모험가적 성향이 가장 큰 나라(1979년)’, 피터 드러커의 ‘한국은 기업가정신이 가장 뛰어난 나라(1996년)’라는 평가는 기업가정신이 넘치던 불과 얼마 전 우리나라의 모습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난 2000년 이후 창업과 신규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이를 보고 모두가 기업가정신의 퇴조를 우려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기업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반(反)기업 정서가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상의가 조사한 설문 결과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제 기업가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정부는 규제를 낮추고 투자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노력할 것이다.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을 바꾸기 위한 노력도 더 해보려고 한다. 우리 사회 모두가 우리 경제의 미래에 대한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는 일에 다 함께 참여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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