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외국인 투자를 끌어당기는 ‘자석’과 같은 존재로 계속 유지하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의 최대 목표다. 외국인 자본 유입은 미국 경제에 가장 귀중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무역 적자 부담을 덜어주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정책 입안자들은 자유로운 자본 투자의 이점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이런 노력과는 정반대의 사건이 지난해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기업인 두바이포트월드(DPW)가 미국 항만 운영권을 인수하려고 시도하자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제동을 건 것이다. CFIUS는 외국 자본의 미국 내 투자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기관이다. 그러나 최근 CFIUS의 승인 과정이 복잡하고 불투명할 뿐 아니라 외국 자본의 미국 투자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하는 연구 보고서가 등장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에는 외국 투자가들은 CFIUS가 보다 엄격한 심사에 나설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내용의 조사도 나온 바 있다. CFIUS는 과거 수년 동안 외국 기업의 미 기업 인수 계약에 대해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심사에 나서고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외국 기업들이 미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다가 계약을 취소하고 있다. 또 CFIUS는 미국 내 외국 기업이 인수한 뒤 사소한 규정 위반 사항이 발견되면 엄청난 벌금을 매기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지난 2월28일 미 하원은 캐롤린 멀로니 의원 주도로 작성된 CFIUS의 심사를 보다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상원에서도 리처드 셸비 의원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 규제 제한 법안이 등장하기도 했다. 올해는 미 의회가 ‘안보’와 ‘경제적 자유’ 사이에 보다 나은 균형점을 찾길 바란다.
또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의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토퍼 도드 의원은 외국 기업들이 CFIUS 심사 과정의 모호성 때문에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이 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CFIUS의 개혁은 하루 빨리 추진돼야 한다. 귀중한 (외국인) 투자를 겁을 주어 쫓아버리는 데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감을 더 이상 모른 체 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