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클릭! 핫이슈] 최근 주가복원 요소 시들 외국인 매수재개가 좌우

이라크 전쟁 종결을 전후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종합주가지수도 600선 초반까지 올라왔다. 현 시점에서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는 이라크 전쟁 이후 한국 증시의 대내외 구도 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600선 초반은 SK글로벌, 카드채, 북핵 리스크가 붉어져 나오기 직전 지수대라는 측면에서 이미 이부분의 가격 복원은 상당부분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 한국 외평채 가산 금리도 2002년 초 A 등급 진입 이후의 평균치인0.86%를 이미 하회했다.(4월17일 현재 0.85%) 환율도 북핵 리스크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다. 제반 가격 변수들은 이미 SK사태와 북핵 이전 수준으로 돌아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미북 회담의 전향적 결과라든지, 신용카드 연체율 하락 등의 재료들로는 현 지수대에서 시장을 추가로 견인하기 쉽지 않다는 감각이 필요하다. 증시 수급측면도 이와 비슷하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주가 복원을 주도한 세력은 절반은 일반인들의 매수,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프로그램 매수였다. 일반인들은 500초반에서 500대 중후반까지 지수를 견인했고 이후 600대 초반까지는 프로그램 매수가 지수를 끌어 올렸다. 일반인들은 주식을 더 살 수 있을까. 고객 예탁금의 절대 수준이 아직 높고 가수요 자금인 미수금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등락비율 지표(ADR = 20일간 상승종목수/하락종목수)가 경험적 고점 수준에 근접해 있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일반인들의 매매는 통상 단기 수익률을 좇는 경향이 크다는 점에서 동 지표의 동향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현 시점은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폭 넓게 올라 단기 종목 선택에 애로가 발생하고 있는 병목지점이라는 것이다. 추가 자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일반인들의 공격적 매수 재개는 ADR지표의 하락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을 것이다. 프로그램 매수 역시 차익거래 잔고가 통상적 고점 수준인 1조원 대에 이르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최근 선물의 강세는 외국인들의 선물 순매수가 견인하였는데 외국인들의 선물 순매수 잔고 역시 2만계약을 넘어서고 있다. 과거 외국인들의 선물 포지션은 매수든 매도는 2만 계약을 크게 상회한 적은 없었다. 결국 현 지수대에서 추가 상승의 모멘텀은 현재까지의 `회복 논리`와 현재까지의 `수급 구도`로는 다소 힘이 떨어질 것이다. 결국 그간 주식을 팔아왔던 외국인들의 매수 재개 여부가 관건이다. 다행스럽게 지난 주 후반부터 외국인들의 매수재개 움직임이 보여 지고 있다. 외국인들의 추가 매수 여부 가능성을 가늠하는 것이 현 단기 시황의 포인트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또한 외국인들의 매수재재 여부는 전적으로 미국 등 세계 증시의 방향성에 연동될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미국 증시의 현재 위치가 대단히 민감한 영역에 와 있는 점이 현 국면의 고민이다. 지난 6개월의 주가 흐름에서 본다면 미국의 주요 지수들이 최근 저항영역을 돌파하느냐 여부가 향후 2~3개월의 중기 추세를 가늠할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 증시의 저항영역 돌파는 2000년 이후 버블 붕괴 이후 주가 하락과정에서 지켜져온 Lower Lower 법칙(직전 주가 고점보다 고점이 낮아지는 현상)을 처음으로 깨뜨리는 현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2000년 이후 형성된 미국 증시의 중기 하락 추세선을 돌파하는 흐름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주 세계 주식시장은 바로 이 물음에 답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순간에 와 있다. 이와 관련, 인텔의 2분기 실적 호전 기대감이 최근 장세 전환의 여부의 중요한 모멘텀이 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인텔의 실적호전은 2분기 실적 예상을 아주 낮게 가져간 데 따른 일시적인 어닝 서프라이즈에 불과하다. 그림에서 보듯이 중기 대세 전환을 위해서는 2000년 이후 95년 수준까지 떨어져 있는 미국 자본재 주문 절대 수준과 인텔 등 주요 IT기업들의 매출 규모가 지난 1여년간의 채널을 돌파하는 상황이 필요하다. 어쨌든 주가 수준 자체는 이미 아주 민감한 영역에 이미 근접해 버렸다. 그래서 이제는 경기 지표를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가 그 자체`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 국면이 아닌가 한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실장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