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간중 주택 시설 일부가 고장났더라도 세입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세입자의 배상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항소4부(재판장 김기수·金基洙부장판사)는 8일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면서 화장실, 변기, 수리비를 제외한 것은 부당하다며 세입자 정모씨가 집주인 權모씨를 상대로 낸 전세보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50만원을 반환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전세계약을 할 때 집주인인 피고에게 「계약 만료시집을 원상복구한 상태로 돌려준다」고 약속한 것은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변기 등 집안시설을 정상 작동케 할 의무는 집주인에게 있는데다 고장이 부품 노후 등 자연적사유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집주인은 세입자 고의나 과실로 인한 고장임이 입증되지 않는 한 수리비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94년 서울 송파구 방이동 權씨 소유의 집에 보증금 3,000만원에 전세입주한 뒤 95년 계약기간 만료로 집을 비웠으나, 權씨가 화장실 변기가 고장났다며 수리비조로 150만원을 빼고 보증금을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김용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