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직자 재취업훈련이 겉돌고 있다.14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취업 훈련을 받은 실직자 36만2,941명중 훈련과정을 이수한 13만4,314명가운데 취업한 사람은 2만6,582명으로 19.8%의 취업률을 보였다. 재취업훈련을 받은 실직자 5명가운데 4명이 재취업에 실패한 셈이다.
노동부 산하기관인 산업인력관리공단과 대한상공회의소 등에서 실시하는 실직자 취업훈련은 1만1,051명이 과정을 수료했으나 취업자는 547명에 불과해 취업률이 4.9%에 머물렀다.
대학에서 실시하는 고학력 미취업자 취업훈련도 4,744명의 수료자중 474명만이 취업에 성공, 9.9%의 취업률에 그쳤으며 교육중인 3만8,224명도 눈높이가 달라 취업전망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같이 재취업률이 낮은 것은 노동부가 외형적인 실업자수 줄이기에만 급급, 교육기관·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우선 대책부터 추진한 탁상행정이 큰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과정이 현재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부문과는 거리가 있는 사무관리등에 치우쳐있는데다 교육기관들도 정부에서 지급하는 훈련비만을 목적으로 수강생모집과 과정개설에만 열을 올리고 있으나 노동부는 제대로 관리감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6월 은행에서 실직하고 노동부지정 사설학원에서 3개월간 금융컨설팅 과정을 이수한 김명섭(金明燮·39)씨는 『금융컨설턴트를 모집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며 『현실에서 써 먹을 수 있는 교육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졸업후 대학에서 2개월간의 컴퓨터 프로그래밍과정을 마친 이주호(李周浩·27)씨는 『교육이 취직이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교육내용도 부실해 강좌가 끝날 즈음에는 수강자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에대해 『실효성 있는 재취업교육을 위해 기업수요에 맞는 「맞춤훈련」을 실시하는 한편 교육수당을 낮춰 실질적인 재취업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업대책훈련은 정부가 고용보험 사업장에 근무하던 실직자나 대졸 미취업자들을 대상으로 사무관리, 서비스, 정보·통신, 전기, 산업응용 등 전반적인 직종에 걸쳐 실시하고 있는 재취업교육이다.
노동부는 올해 재취업훈련 규정을 개정, 고용보험 적용사업장 실직자들은 3번까지 재취업훈련을 받을 수 있으며 훈련기간 동안 생활수준에 따라 3만~35만원의 훈련수당을 받을 수 있다. 【정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