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쇼크가 지속되는 유럽 각국이 최악의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영국이 8일 은행들의 부도를 막기 위해 최대 500억파운드의 구제자금을 긴급 투입하기로 한데 이어 미국과 보조를 맞춰 전격적인 금리인하도 검토하기로 했다.
러시아도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 거래 중단 기준을 기존의 10% 하락에서 5%로 상향 조정하고, 국가 부도 위기에 놓은 아이스랜드에 대한 긴급 구제금융 제공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9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국가경제사회연구소(NIES)는 이날 "3분기 들어 경제가 침체 상태로 접어들고 있어 조만간 영란은행의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기준 금리를 현재 5%에서 최소한 0.25%~0.5%정도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은 지난 3분기 1992년이래 처음으로 분기기준 경제 성장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영국 재무부는 또 500억파운드(약 880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금융권에 투입, 금융기관의 부실 채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에는 영국 정부가 로열뱅크오프스코틀란드(RBSG), 바클레이즈 및 얼마전 통합된 HBOS-로이즈TSB 은행의 주식을 일부 사들이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유럽연합(EU)도 예금자 보호기준을 7일 5만유로(6만7,600달러)로 올린데 이어 10만달러까지 추가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유럽중앙은행(ECB)도 유로존 15개국의 금융 안정을 위해 조만간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7일(현지시간) 자국내 증시 안정을 위해 은행권에 9,500억루블(약 364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장기(5년)로 대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기존의 1,800억달러외에 추가로 금융권에 자금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추가 공급 자금중 5,000억루블은 중앙은행이, 나머지는 정부 예산에서 각각 충당할 방침이다.
러시아는 또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이슬란드에 대한 자금 지원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아이슬란드가 전날 요청한 40억유로(54억달러) 대출에 대해 알렉세이 크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아이슬란드는 신용도가 높은 국가로 러시아의 대출 지원은 자연스런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외환보유고는 상반기중 국제유가의 고공행진 등 높은 원자재 가격 러시로 현재 5,628억달러로 세계 3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러시아는 외국 자금의 탈출에 따른 증시 하락과는 달리 매달 100억달러 안팎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