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한국경제가 정보기술(IT) 수출 둔화와 내수소비 회복 지연 등으로 올해 4.2%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동아시아 경제도 지속적인 성장은 가능하지만 고유가와 중국의 성장률 감소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지난해 7.2%에서 올해는 6.0%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이 발표한 ‘2005년 동아시아 경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그 동안 경기회복을 주도한 IT 관련 상품의 수출이 약화되고 내수회복도 기대 이하로 완만하게 진행되면서 성장률이 지난해의 4.6%보다 낮은 4.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은행은 내수소비가 바닥을 찍고 살아나는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가계부채는 신용대란 전인 지난 99년 초반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 신용불량자 구제 혜택이 일부 사람들에게만 돌아가는 등 내수회복으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대기업의 실적 개선과 대규모 투자로 회복신호를 보였던 기계설비 투자도 올해는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약화에 따른 해외수요 불안과 취약한 내수소비, 중소기업 경영난 등으로 완만한 수준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의 금융산업과 외환보유 규모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세계은행은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잠재부실대출 규모가 전체 대출손실의 40%를 차지하지만 한국의 은행들은 경영합리화로 사상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국은 경상흑자와 해외자본 유입으로 단기부채의 3배 이상 되는 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돌출변수에 대한 대응능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동아시아 경제의 성장탄력이 고유가와 세계적인 경제 불균형으로 인해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대규모 외화보유 자금을 투자와 소비진작에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해외자금의 동아시아 유입이 급증하는 기회를 이용해 금융시장과 자본 분야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세계은행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9.5%에서 올해 8.3%를 나타낸 뒤 2006년에는 7.5%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해 2.6%에서 올해 0.8%로 크게 감소했다가 내년에 1.9%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