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OECD 가입과 우리의 대응/정문건(특별기고)

지난 11일 우리는 OECD 정기이사회의 승인으로 세계에서 29번째로 회원국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OECD 가입문제는 지난 80년대 후반이후 우리나라 교역규모의 급신장과 함께 세계경제무대에서 우리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거론되기 시작하였다.그러던 것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달성한 신정부가 가입신청한지 15개월만에 모든 실무절차를 마치고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가입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전세계 GDP의 85%를 차지하는 선진 28개국과 명문클럽의 일원으로서 세계 경제규범의 제정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OECD는 국제경제관련 4대분야(무역 금융 투자 개발원조)와 사회, 복지 분야 등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기본방향과 원칙을 설정하고 시행하는 국제협의 기구이다. 과거 여기서 논의된 반덤핑과 비관세 장벽문제, 서비스와 금융자유화문제 그리고 지적재산권에 관한 개념과 원칙이 GATT의 국제규범으로 채택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21세기 자유교역을 선도할 WTO 체제의 새로운 이슈, 즉 환경, 노동, 경쟁, 부패 문제에 대한 국제규범설정 논의를 선도하고 있다 하겠다. 이러한 OECD 가입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양면이 있다.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는 OECD 가입에 따라 세계 신경제질서 형성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국제환경 변화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타 선진국들과 대등한 협의 파트너로서 과거와는 달리 협력의 대상을 다변화 할 수 있어 문자 그대로 세계를 무대로한 세계화 전략추진과 다양한 대외경제활동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세계경제 능동 참여 대내적으로도 선진국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여 경제운용방식을 선진화함으로써 그동안 다소 미흡했던 소비자 권익 보호, 보건·안전·환경기준의 강화 등 국민생활의 질을 한차원 높이고 선진국 수준의 기업활동 여건을 조성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미 교역규모가 세계 11위에 이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폐쇄적이고 대내지향적으로 알려진 지금까지의 우리 국가이미지를 근본적으로 쇄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세계인들이 우리기업과 상품에 대해 새로운 이미지를 갖게 됨으로써 우리 수출은 증대되고 해외건설 수주는 더욱 확대되는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반면 OECD가입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가 않다 하겠다. OECD가 요구하는 1백67개 국제규범의 준수 의무로 인해 우리경제가 져야 할 부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자본시장 부담 가중 우리의 경우 경상무역외 거래 및 자본거래 분야에서 자유화의 정도가 각각 77%, 56%로 OECD 평균 94%에 비해 크게 못미치고 있어 개방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과거 멕시코는 OECD 가입에 즈음한 과도한 자본시장의 개방에 따라 금리, 환율의 불안정으로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한 산업정책의 독자적인 실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경제정책의 독립성이나 자율성이 제약될 것이며 특히 무역, 환경, 노동분야에서 개발도상국의 지위를 원용하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경제·사회적인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OECD 가입은 우리에게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 줄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우리가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며 위협요인은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라 하겠다. ○국내제도 개선 계기 따라서 향후 정부는 우리경제의 능력에 걸맞게 경상·무역외거래 및 자본이동의 양대자유화 규약의 적용에 적절한 유보를 받았는지 다시한번 검토하고 일반에 공개하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세계경제가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되는 지구촌시대를 맞이하여 이번 기회를 우리경제가 국제화, 개방화 될 수 있도록 그동안 미흡하였던 국내 제도, 법, 관행의 개선과 규제철폐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삼성경제연구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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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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