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고 배형규(42) 목사의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시신을 부검키로 결정했다. 배 목사는 지난 19일 탈레반 조직에 납치돼 살해된 후 30일 오후 시신이 국내에 운구돼 경기도 샘안양병원에 임시 안장됐다.
검찰은 이날 오후 8시부터 경기도 안양시 샘안양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수원지검 공안부 김병현 검사 주관 아래 1시간 가량 배 목사 시신에 대한 검시를 벌인 뒤 검시결과를 검토한 끝에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배 목사의 시신을 31일 부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검시를 끝낸 뒤 정확한 사인을 밝힐 필요성에 대해 유족 측에 설명했고 유족 측도 '정부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부검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측의 협상종료와 재연장 발표가 되풀되면서 피랍가족들의 고통이 극심해 지고 있다. 이날 오후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탈레반측의 발표를 접하고 피랍가족들은 충격에 빠졌다가 다시 협상 시한이 이틀 연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숨을 돌리는 등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분당 피랍가족 모임 사무실에 모여있는 가족들은 그동안 되풀이되어 온 엇갈리는 보도와 협상 시한 연장에 휘말려들지 않겠다는 듯 ‘더 이상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 오후 6시께 “협상이 완전히 결렬돼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탈레반측 주장이 막상 전해지자 몇몇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협상시한이 오후 8시30분으로 다시 연장되고 오후 10시40분께 ‘협상이 이틀 연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단 안도했지만, 가족들의 고통스런 시간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