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중국 동네 슈퍼서도 "초코파이 주세요"

오리온 주력제품 맛·이름 현지화… 소매점까지 판로 넓혀

취급점포 3년새 4배 가량 급증 "中 매출 2조시대 곧 열 것"


오리온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중국 내 구석구석 동네 슈퍼까지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대형마트가 '대동맥이라면 '모세혈관'격인 소매점까지 판로를 촘촘히 넓혀 연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21일 제과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중국법인이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슈퍼 등 중국 내 소매점 수는 지난해 16만여 곳으로 2012년(10만5,000개)보다 40% 가량 증가했다. 초코파이·고래밥·예감 등 오리온 대표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점은 매년 증가세로 2010년 4만6,000개에서 2011년 6만9,000개로, 2012년엔 10만5,000개에 달했다. 3년만에 4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취급 점포가 23만 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에 따라 오리온의 중국 매출액도 중국 시장 진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는 1조2,500억원을 올리고, 내년에는 1조8,000억원을 달성해 2조원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코파이와 예감이 각각 1,500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오!감자가 그보다 많은 1,700억원, 특히 자일리톨껌이 1,800억원을 기록해 기염을 토했다. 고래밥도 1,35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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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오리온이 중국 동네 골목 골목까지 활동 반경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와 다른 현지 정서를 감안해 제품 이름을 중국식으로 바꾸고, 중국인 입맛에 맞게 새로운 맛을 도입한 게 적중했다는 분석이다. 초코파이가 대표적인 경우. 오리온은 중국 시장 진출 초기 초코파이를 좋은 친구란 뜻의 '하오리여우(好麗友)'란 이름으로 바꿔 현지 공략에 나섰다. 제품 컨셉트로 '정(情)'을 내세우는 국내와 달리 공자 사상이 널리 퍼진 중국에 어울리게 '인(仁)'을 강조한 것이다.

고래밥 역시 '하오뚜어위(好多魚)'란 상품명으로 이름을 변경한 것은 물론 맛까지 바꿔 중국인을 사로잡았다. 밀가루로 제품을 만드는 국내와 달리 감자를 주원료로 사용했고, 강한 맛을 선호하는 현지인 입맛에 맞춰 양념을 개발한 것. 오리온은 토마토·해조류·BBQ 등 국내와 다른 고래밥 라인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덕분에 고래밥은 중국 비스킷 시장 내 단일 매출 1위에 올라섰다. 또한 예감도 '네 소원을 말해봐'란 뜻의 '슈엔(薯愿)'으로 현지 판매 중이다.

매년 현지 영업인력을 크게 늘린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오리온 현지화 전략이다. 2011년만 500명에 그쳤던 영업인력을 지난해 1,500명으로 3배나 늘렸다. 나아가 올해 2,000명, 내년까지 2,500명으로 꾸준히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이 지역별로 식품 기호와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 개발과 마케팅 측면에서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맛과 제품명까지 철저히 현지화한 결과 오리온을 현지 기업으로 알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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