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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쌍둥이 자매가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마라톤에 출전, 우애를 과시하며 나란히 톱10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혜경과 김혜성(이상 21)은 2일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앞을 출발해 인천항 해안도로와 배후산업단지·청라신도시를 거쳐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으로 들어오는 42.195㎞ 풀코스 레이스에서 각각 7위와 9위에 올랐다. 김혜경의 기록은 2시간36분38초, 김혜성은 2시간38분55초 만에 들어왔다. 1993년 3월9일생인 자매는 얼굴은 물론 키도 153㎝로 똑같다.
이날 동생 김혜경이 1200번, 언니 김혜성이 1201번을 달고 출전한 가운데 둘은 15㎞ 지점부터 10㎞ 이상을 나란히 달렸다. 똑같이 생긴 사람 2명이 달리니 지켜보던 시민들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둘은 서로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도록 배려하듯 발을 맞췄다. 27㎞ 지점부터는 언니가 앞서 갔지만 막판에는 동생이 뒤집었다.
이들 자매는 지난해 8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도 함께 출전해 김혜경이 2시간35분49초로 8위, 김혜성이 2시간38분28초로 14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하프코스 경기에도 같이 나가 김혜경이 1위, 김혜성은 2위를 했다. 올 4월에 평양 만경대상마라톤에서도 역시 자매가 1·2위를 차지했다. 마라톤 감독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14세에 함께 마라톤에 입문해 평양체육단에서 북한 여자 마라톤의 대표 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정명철 평양체육단 마라톤 감독은 지난 4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자매의 성적이 좋은 원인에 대해 "두 선수가 심리 조절을 잘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힘이 되고 때로는 자극이 된다는 얘기다. 나란히 2시간27분대가 올해 최고 기록인 자매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까지 노렸지만 10위 내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 마라톤 금메달은 에우니세 젭키루이 키르와(30·바레인)의 차지였다. 키르와는 2시간25분37초를 찍었다. 케냐 출신인 키르와는 세계 무대에서도 정상급 강자로 통한다. 바레인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전략적으로 귀화시킨 선수다. 일본의 간판 기자키 료코는 2시간25분50초로 은메달을 땄다. 라산 둘라 겜그추(바레인)는 하야카와 에리(일본)와 단거리 경주 같은 막판 치열한 경쟁 끝에 1초 차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마라톤의 대표 스타 김성은(25·삼성전자)은 2시간38분16초로 8위에 올랐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이미옥이 동메달을 딴 후 24년째 메달을 건지지 못하고 있다. 이번이 개인 8번째 마라톤 풀코스 완주인 최보라(23)는 2시간45분4초로 12위를 기록했다. 결승선을 통과한 최보라는 그대로 쓰러졌고 들것에 실려 도핑테스트장으로 이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