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銀_하나지주 '우리금융 민영화' 기싸움

이종휘 우리은행장(좌), 김승유 하나지주회장

“대놓고 연애한다는 사람치고 결혼하는 것 못 봤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은행이 우리은행을 인수할 수는 없고 어차피 합병으로 갈 수밖에 없다. 김승유 회장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합병을 성사시키고 대승적 차원에서 용퇴하는 것을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 (이종휘 우리은행장) “최근 (이종휘 우리은행장) 일련의 발언은 한국 금융산업의 앞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무분별한 언행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과 책임 있는 사과를 정식으로 요구한다.”(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를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국내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이 우리금융 민영화 문제와 관련해 민감한 발언들을 쏟아내며 ‘담장 밖에서의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이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금융민영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공세로 읽혀 민영화 과정이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양측간의 공방전은 더욱 가열된 전망이다. 김승유 하나금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잠재적 경쟁자인 KB금융지주를 겨냥, “KB금융은 인수여력이 없다”며 “(우리금융 인수의사가 있다면) 자금 조달에 한창일 것”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민영화의 당사자인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발언 강도를 한층 더 높여 합병을 위한 전제로 김 회장의 용퇴를 거론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하나은행에) 앞서기 때문에 우리금융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하나가 인수할 수는 없어 합병해야 하는데 합병법인의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나금융도 지배구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김승유 회장과 관련해 용퇴 등 신상변동 이야기가 들리더라. 본인이 하나금융의 발전을 위해 그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이 행장의 발언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매우 무책임한 언행이자 금융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하는 부적절한 행태”라며 이 행장에 대해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둘러싸고 이해당사자간의 갈등과 반목이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각자 유리한 방식으로 딜을 이끌려다 보니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약점을 들춰내는 일들이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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