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에 심는 한국기업의 혼(포스코편)] 2.포스코식 마인드를 심었다

“소리없이 중국을 움직인다.” 포스코를 아는 중국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이 말은 우선 포스코가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이 됐다는 것을 뜻한다. 또 단순히 성공한 기업이라는 것뿐 아니라 중국 산업을 좌지우지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포스코=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이라는 등식에 대해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포스코의 중국 사업을 보면 양적이나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선 양적인 측면을 보면 지난 91년 중국 대표사무소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에 첫발을 내딛은 포스코는 현재 18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비대해 졌다. 현재의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 쏟아 부은 돈도 8억 달러에 달한다. 생산품목도 대폭 늘었다. 냉연코일 위탁가공으로 시작한 사업이 스테인리스 냉연코일, 전기강판, 컬러강판, 아연도강판, 고급 자동차용 강판 등으로 확대됐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매출이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 올해는 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이익도 포스코가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를 꺼리지만 상당히 많을 것 이라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포스코가 중국 사업 확장에 투자하는 자금 가운데 상당부분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충당하고 있어서다. 포스코가 이처럼 성공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우선 `포스코식 현지화`를 꼽을 수 있다. 단순히 인력 경영부문만 현지화 시킨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정신마저도 포스코식으로 완전히 개조한 것이 그 것. 포스코는 진출초기부터 근로자들에게 `회사의 주인은 바로 당신`, `중국의 미래는 근로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주입하는 정신교육을 철저히 시켜 현지인력이 실제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교육은 `하면 된다`는 강한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성진 대한상공회의소 베이징사무소장은 “경영이나 인력채용을 현지화하면서 근로자들에게 포스코 정신을 불어넣은 것이 현재의 포스코를 만든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지역사회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것도 성공요인 가운데 하나다. 포스코는 현지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제품을 생산해 `중국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중국인들에게 심어주고, 수익의 일정부분을 현지 사회에 출연해 기업시민의식을 부각시켰다. 또 중국에서 발생한 수익을 현지에 재투자함으로써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는 점을 중국인들이 상기하도록 했다. 다롄시 정부의 고위 관료는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고 수익을 철저히 본국으로 송금하는 일본 기업과는 달리 포스코는 수익을 중국에 다시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는 포스코가 중국과 함께 호흡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확한 시장예측과 미래고객 확보를 위한 사전준비 활동도 포스코의 성장을 견인했다. 포스코는 중국내 철강수급을 고려, 적절한 시기에 설비증설을 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해 왔다. 또 공장 준공 전부터 사전마케팅을 실시해 제품이 나오자 마자 판매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우시춘 중국철강협회장은 “시장을 내다보는 포스코의 능력은 탁월하다”며 “포스코가 중국에서 벌인 사업이 모두 성공한 것은 바로 포스코의 정확한 시장예측과 철저한 사전조사가 밑받침이 됐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중앙 및 지방정부, 관계기관과의 우호적 관계를 유지한 것도 돋보인다. 포스코는 사업승인단계에서부터 현지 정부에 사업내용을 설명, 이들로부터 지원과 협조를 얻어내고 있다. 산둥성 고위 관료는 “포스코의 설명을 들으면 우리가 무엇을 도와 줘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나온다”며 “이는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컬러ㆍ아연도 강판 쉴새없이 자동생산 임직원 자신감 넘쳐 ■ 대련포금강판 중국 북방의 최대 항구도시로 `동북 지역의 홍콩`으로 발전하고 있는 다롄시 경제기술개발구 진붕공업성 지구에 자리잡은 대련포금강판. 공항에서 30분을 차로 달려 이곳에 도착하니 컬러강판을 주로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듯 푸른색 컬러강판으로 단정하게 만들어진 공장전경이 눈에 확 들어 온다.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전자동생산라인에서 컬러강판, 아연도 강판이 쉴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연산 30만톤(아연도강판 10만톤, 컬러강판 20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 공장은 310명의 직원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연산 5만톤 생산설비에서 10만톤을 생산해 내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 그 힘은 바로 이 회사가 그 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설비합리화에서 나왔다. 이 공장은 지난 97년 11월 공장 준공 이후 지속적인 설비합리화와 설비 신 증설을 통해 제품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 불량률을 최대한 줄여 경쟁력을 배가시키고 있다. 생산개시 5년 8개월 만인 지난 5월 `100만톤 생산`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고, 99년부터 지난해까지 흑자행진을 이어온 것도 이런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설비 신 증설 과정에서 보여준 공기단축, 비용절감 등도 돋보인다. 임직원들이 똘똘 뭉쳐 증설기간을 당초계획보다 1개월 이상씩 앞당기고, 설비관세 면제, AAA 신용등급 획득으로 차입금 비용을 절감하는 등 건설원가를 대폭 줄였다. 특히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얻어진 임직원들의 자신감은 대련포금강판의 미래를 더욱 밝게 만들고 있다. 생산 2과에 근무하는 왕린씨는 “설비 증설과정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공기를 단축하고 원가를 절감함으로써 회사에 돌아오는 이익이 무엇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약진을 계획하고 있다. 중국업체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양질의 철강재를 값싸게 공급, 중국 산업 경쟁력을 높여 중국과의 상생기반을 더욱 곤고히 하겠다는 것이 그 것. 정철영 대련포금강판 생산기술본부장은 “중국 업체들이 만들지 못하는 고부가 강판을 잇따라 개발, 중국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계속 존재하는 것이 대련포금강판이 지향하는 목표”라며 “이를 위해 온 직원들이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등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서 최고품질 강판공급社 기반구축" [인터뷰]조성준 대련포금강판 총경리 “중국 내에서 최고의 품질과 경쟁력을 가진 강판 공급업체로서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구축하겠습니다.” 조성준 대련포금강판 총경리(대표)는 “대련포금강판이 또 한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다져진 생산 마케팅체제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이를 위해 “설비합리화 작업을 계속 추진, 소재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일반 건축재 중심의 강판 공급을 가전, 건축내장재 등 다품종 고부가 제품으로 바꿔 실수요자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또 “그 동안 공장운영을 통해 동북 3성은 물론 중국 전 시장을 파악했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 전역에 판매망을 구축,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포스코 차이나의 출범으로 중국 전역에 유통 물류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이점을 살려 마케팅체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이와 함께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경쟁력 강화의 지름길”이라며 “소재 구매선을 다변화하고 제품별 판매계획을 완벽하게 수립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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