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온 오준원 화백의 18번째 개인전이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31일부터 열린다. 그는 다양한 색채와 기법을 활용,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자연에 내재된 감동을 화폭에 담아낸다. 원색의 물감을 여러겹 덧발라 독특한 마티에르(질감)를 살려내는가 하면, 미세한 붓질로 자연의 근원적인 생명력을 표현해 낸다. 작가는 뿌리가 취약한 한국의 서양화에 동양의 정신을 심겠다는 생각에 '자연 정신주의(Spirit Naturalism)'를 주창했다. 이를 위해 서구문명과 동양사상의 결합을 통한 자연과 인간의 하나됨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데 천착해 왔다. 그의 작품은 화려해 보이면서도 고풍스러워 두고두고 감상해도 쉽게 질리지 않는 것이 매력이라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전시에는 최근작 50여점이 선 보인다. '너를 향해' '오로라''사랑의 기쁨''알비레오' 등 우주의 생명을 거칠면서도 강렬한 붓질로 묘사한 작품은 에너지가 가득하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표현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어린시절 고향마을에서 온 가족이 도란도란 모여살고 있는 듯한 '가족' 먼 길 떠난 남편의 모습을 그리워 하는 여인을 그린 '기다리는 마음' 등 몽환적이면서도 환상적이다. 그밖에도 '꿈꾸는 요정', '꽃노래' '열매를 나르는 새' 등 자연의 신비를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도 다수다. 오준원 화백은 "언제나 넉넉하게 감싸주는 자연 앞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고작 하루살이에 불과하다"며 "천지조화의 오묘함에 절로 감탄하며 겸손한 마음으로 나만의 조형언어로 자연을 새롭게 해석해 작품으로 승화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6일까지. (02)734-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