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관급회담] "평양냉면은 평양사람이 먹어봐야"

남ㆍ북, 호텔경내 명월관에서 즐거운 점심

[장관급회담] "평양냉면은 평양사람이 먹어봐야" 남ㆍ북, 호텔경내 명월관에서 즐거운 점심 관련기사 • [장관급회담] "대표단을 지켜라" • [장관급회담] 가닥잡는 이산가족 해법 • [장관급회담] 이산가족 면회소 8월 착공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 사흘째인 23일 낮 남북대표단은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경내에 위치한 한식집 명월관을 찾아 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공동 오찬은 원래 예정에 없었던 것이지만 남측 대표단이 전날 북측에 제의해 성사된 것으로, 회담 내내 호텔 안에서만 지내야 했던 북측 대표단의 갑갑함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는 명월관으로 들어가면서 "이 곳 냉면이 옥류관 냉면보다 맛있을 지 모르겠다"며 권호웅 북측 단장을 안내했다. 양측 대표단과 수행원 등 모두 78명이 참석한 이날 오찬에서 남북은 격의없이 자리를 섞어 앉아 식사를 하는 등 단합된 모습을 보여줬다. 별실에서 함께 식사를 한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단장을 포함한 8명도 사각형의 테이블에서 따로 앉지 않고 섞어 앉아 식사를 했다. 권 단장이 사각형의 테이블을 보더니 "이 것은 남북회담하는 식이다. 섞어서 앉자"고 제안하자 정 수석대표도 "그러자"고 호응했다. 자리에 앉은 이들은 역시 냉면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정 수석대표가 재경부 차관인 박병원 남측 대표에게 "박 차관은 옥류관 가서 냉면을 몇 그릇이나 먹었느냐"고 묻자 박 차관은 "사전에 나오는 음식이 많아 정작 냉면은 두 그릇 밖에 못먹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권 단장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옥류관 냉면을 못해도 세 그릇 이상을먹어야 북남 협력을 잘할 자격이 있다"며 "앞으로 북남교류를 더 잘해서 세 그릇,네 그릇, 다섯 그릇까지 먹을 수 있도록 하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인 김만길 북측 대표도 "오늘은 냉면 전에 나오는 음식을 조금 먹고 기본음식인 냉면을 많이 먹자"고 거들었고, 권 단장은 "평양냉면도 가져와라. 평양 냉면은 평양 사람이 먹어봐야 안다"고 한마디 던지자 좌중에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권 단장은 "옛날 함경도 지역이 산이 험한 지역이어서 농사가 안돼 감자밖에 없었다. 그래서 감자와 녹말을 주식으로 해 함흥 등 이북지역 냉면은 녹말을 많이 섞는 게 특징"이라며 함흥냉면의 유래를 설명하기도 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성공적인 회담을 위하여"라면서 건배를 제안했고, 각 테이블마다 건배를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오찬이 이뤄졌다. 이들은 이날 냉면 외에도 한우 생갈비와 등심요리를 시켰으며 대표들은 복분자술도 한 잔씩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입력시간 : 2005/06/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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