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출전 최경주 인터뷰] "이븐파면 5위안에 들겠죠"
"코스 길어졌어도 큰 어려움 못느껴 그린 주변 플레이 집중해 극복할것"
김진영 골프전문 기자 eaglek@sed.co.kr
최경주가 마스터스 토너먼트 공식 연습라운드 이틀째인 5일(한국시간) 7번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한 뒤 걸어가고 있다. 볼을 바라보는 그의 눈매가 매섭다. /오거스타(미국 조지아주)=AFP연합뉴스
“코스가 길어지기는 했어도 엄청나게 더 어려워졌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최선을 다하면 되겠죠.” 시즌 첫 메이저 경기인 마스터스 출전을 눈 앞에 둔 최경주(36ㆍ나이키 골프) 선수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자신감이 흘렀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오거스타 내셔널GC의 까다로운 맛을 봤던 터라 성급하게 장담하지도 않았다.
현지시간으로 4일 저녁 연습라운드를 마친 뒤 평소처럼 대회장 인근의 한식당인 ‘황금마차’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최경주를 전화로 만났다.
금요일인 지난 7일 저녁 조지아주 오거스타 현지에 도착해 토요일부터 사흘 동안 내내 18홀씩 연습라운드를 했다는 그는 “컨디션은 아주 좋은 상태”라고 했다.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그가 세운 이번 대회 목표는 “매일 이븐파를 쳐 4라운드 합계 이븐파를 만드는 것.” “그렇게만 치면 5위안에는 무난히 들어갈 것 같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지난해의 경우 “2004년 3위를 했으니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 않겠냐”며 의욕을 앞세웠는데 올해는 달라졌다. 상위권 입상 의지가 여전히 살아 있어도 순위보다는 하루 목표를 먼저 말하는 것이 “욕심내지 않는다”는 각오를 눈치챌 수 있었다.
목표를 이븐파로 ‘겸손하게’ 잡은 이유는 아무래도 크게 늘어난 거리 때문인 듯 했다. 가장 까다롭게 느껴 진 홀을 물으니 “11번 홀도 많이 길어졌고 15번홀은 2온이 힘들고….”하며 거리 위주로 답이 이어졌다.
지난 2004년 그가 세컨 샷으로 홀인, 이글을 잡아냈던 11번홀은 15야드가 늘어 무려 505야드짜리로 변모한 데다 티 샷 떨어질만한 지점에 소나무를 15그루나 더 심었기 때문에 내리막에 왼쪽으로 약간 도는 도그레그 홀이기는 하지만 2온 공략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설명.
530야드짜리 파5인 15번홀도 “300야드 안쪽으로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선수들은 2온은 생각도 못한다”며 씁쓸해 했다.
화제가 됐던 핸디캡 1번의 파3홀인 4번홀에 대해서는 “5번 우드를 잡았더니 그린 앞 벙커에 볼이 빠지더라”며 얼마나 긴 지를 설명했다.
최경주 프로의 5번 우드 샷은 보통 240~250야드 정도는 나간다. 그는 “그린 뒤쪽으로 여유가 많지 않고 우드 샷은 스핀이 많이 걸리지 않아 떨어진 뒤 구르기 때문에 클럽 선택이 힘겹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나한테만 긴 코스인 것은 아니지 않냐”며 “그린 주변 플레이에 정성을 들이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특유의 긍정적인 모습으로 선전을 다졌다.
한편 최경주는 개막 전날 이벤트로 펼쳐지는 ‘파3콘테스트’에 올해도 큰 아들 호준(9) 군을 캐디로 대동할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6/04/05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