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 사람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연말까지 車·IT주 증시 주도"<br>원화약세·기업 펀더멘털 측면 시장수익률 상회 계속될 것<br>"1,700~1,950선 박스권 장세 연말까지 지속<br>시장상황에 맞춰 탄력적 투자비중 조절 필요"



“연말까지는 정보기술(IT)ㆍ자동차 등 수출주가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1,700~1,950선 사이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입니다.” 김영일(45ㆍ사진)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2일 “원화 약세와 기업 펀더멘털 측면에서 볼 때 IT와 자동차주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이 계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ㆍLG전자 등 IT 관련 대형주의 잇따른 신고가 경신에 대해 김 본부장은 “고환율이 지속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선 결국 제품 가격 증가력이 큰 쪽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ㆍ기계ㆍ해외건설 등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이른바 중국 관련주는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고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성장력 이상을 보여주긴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ITㆍ자동차주에 대해 “최근의 주가 급등보다 지난 2~3년간의 원화절상으로 시장에서 소외당했던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이 깊었던 만큼 경쟁력 회복의 폭이 크다”며 “시장이 당분간 박스권에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웃퍼폼이 가능한 업종에 투자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현 장세에 대해 “전고점을 뚫을 만한 강세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베어마켓 랠리(약세 추세에서 일시적 상승장)도 아니다”라며 “1,700~1,950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시장이 냉정을 되찾아가는 상황에서 모멘텀만 좇는 전략은 힘을 잃기 십상”이라며 “중요한 건 밸류에이션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든, 해외 투자든 투자 대상의 밸류에이션이 어떤지 정확히 평가하고 상승 가능성과 여력이 얼마나 될지를 판단하는 냉철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유가, 인플레이션, 환율급등 등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서 그는 의견을 달리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이 그만한 부담은 이겨낼 수 있는 펀더멘털을 갖췄다는 생각이다. 그는 “생활필수품 가격이 올라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이 높아서 그렇지 지금 상황이 물가상승률 몇 퍼센트 더 높아진다고, 환율 10원 더 오른다고 어려워질 수준은 아니다”라며 “비관적으로 보기보단 그 안에서 혜택을 볼 만한 투자대상과 증시 내 업종ㆍ종목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시장을 혼란스럽게 보는 투자자들에게 그는 “최근 1~2년 펀드 열풍 이후 처음 맞이하는 조정이라서 그렇지 시장은 언제나 상승과 하락의 반복을 지속해왔다”며 “언제나 밸류에이션을 염두에 두고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투자를 한다면 차별화된 성과를 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영일 본부장은
'가치투자 1세대'로 명성 날려 "투신운용 명가 위상 회복 노력"
김영일 본부장은 과거 3투신 시절의 한국투자신탁 주식운용부에서 펀드매니저 코스를 밟으며 '가치투자' 1세대로 명성을 날렸다. IMF 외환위기 이후 당시로서는 '이름도 없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창립멤버로 합류해 미래에셋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KB자산운용ㆍ한화투신 등을 거쳐 올 4월 친정인 한국투신운용에 복귀했다. 김 본부장은 "밖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는데 막상 돌아와 보니 조직도 잘 갖춰지고 역량도 뛰어나다"며 "고향에 돌아온 만큼 과거 운용 명가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골프 실력을 묻자 "구력으로 우겨 맞춘다"며 "90대 초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딸만 둘 둔 아버지로서) 최근 업계에 여성 진출이 활발한 데 무척 고무됐다"며 "의사ㆍ변호사 같은 직업보단 보다 다이내믹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증권업이 더 낫지 않겠냐"는 말로 자식들이 자신의 뒤를 잇기를 내심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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