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2월 25일] 단기사채제도 도입 서둘러야

우리 단기금융시장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새로운 금융투자 상품인 단기사채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가 마련하고 있는 단기사채제도 입법안이 올해 상반기 중 국회에서 통과하면 전자등록 인프라 구축 등의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 단기사채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기업어음(CP)은 간편한 발행절차와 신속성, 광범위한 투자수요와 익명성 등 여러 이점으로 단기금융시장에서 기업의 중요한 자금 조달수단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현행 기업어음은 실물발행에 따른 비용과 위험 수반, 권면액 이하 분할양도 금지로 유통시장 발달이 저해되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아울러 기업어음의 발행과 유통에 대한 통합된 정보관리 체계 부재는 기업어음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이어져 단기자금시장 발달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 금융위기 등에 따른 신용 경색시에는 기업어음시장이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사례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 대우 사태에서 여실히 증명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참가자를 중심으로 기업어음시장 개편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으며 정부도 이러한 기업어음시장의 문제점을 인식해 발행ㆍ유통ㆍ상환 등 전 과정을 실물 없이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발행ㆍ유통 정보를 전자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단기사채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단기사채제도가 도입되면 기존 기업어음의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발행ㆍ유통의 원활화는 물론 단기금융시장의 투명성 제고에도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초단기 자금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지금은 통상 고금리 은행당좌대출을 이용하고 있으나 단기사채제도가 도입되면 저렴한 금리로 하루짜리 단기사채 발행도 가능하게 돼 재무관리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경우 2001년 6월 전자증권 형태의 단기사채 제도를 도입, 이듬해에 대상을 사채ㆍ국채 등으로 확대한 바 있으며 2009년 1월에는 주식으로까지 전자증권 제도를 전면 확대 시행해 연간 약 1조3,000억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자처하는 우리로서는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이 반이라는 생각으로 전자증권 시대의 시금석이 될 단기사채제도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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