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20∼30% 싸/빌딩·공장·임야서 아파트까지 다양/실거래는 거의 없어기업 보유 부동산이 급매물로 대거 쏟아지면서 부동산시장의 지각변화가 일고 있다.
서울 강남의 대형 부동산중개업소와 법원 경매시장에는 경기침체와 자금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부동산을 처분하기 위해 앞다퉈 매물을 내놓는 바람에 침체된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되면서 가격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들 급매물은 소규모 아파트, 건물에서 덩치 큰 임야, 공장부지 등까지 다양하며 빨리 처분해야하는 사정으로 가격이 정상보다 훨씬 낮게 형성돼 부동산값 거품제거를 주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강남의 K부동산은 최근 『자금난으로 허덕이는 한 제조업체(상장사)로부터 「서울시내 6층건물 1동과 수도권에 위치한 준농림지 3만여평을 급히 처분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며 『어림잡아 1천억원대가 넘는 부동산을 8백억원대에 내놓았으나 덤벼드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회사는 『지난 1년동안 50억∼2백억원 규모의 기업 급매물 30여건을 접수했으나 성사는 단 1건에 그쳤다』고 말해 부동산시장을 통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급매물중에는 5∼6층 규모의 소규모 빌딩, 지방 공장, 공장 용지 등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최근들어서는 기업이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는 바람에 시공중인 건물과 공장허가만 받은 부동산까지 매물로 나오고 있다. 법원경매시장에도 기업들이 담보로 제공했던 부동산이 홍수를 이루기는 마찬가지다.
분당 신도시에 위치한 1백30억원대의 N산업 소유 빌딩은 제2금융권으로부터 빌린 돈을 제때 갚지못해 오는 29일 입찰될 예정이며 K개발사 명의의 종로 소재 1천여평(감정가 4백억원대)짜리 대지, S리조트 소유의 경기도 미금시 임야 1만6천여평(감정가 4백50억원대) 등 부실기업이 갖고있는 크고 작은 부동산매물이 쌓여 있다.<유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