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내년엔 고금리ㆍ고유가ㆍ원화강세 등의 ‘3苦’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정부와 기업의 분발이 요구된다.
한국무역협회와 각 경제연구소는 내년 수출증가가 올해 보다 둔화된 10% 안팎에 머물러 올 142억달러에 달했던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이나 하듯 달러와 원화 환율은 1,000원대 초반에서 900원대를 기웃거리고 있다.
환율 하락은 연이은 금리인상으로 강세를 유지했던 미국 달러가 재정 및 경상수지의 쌍둥이 적자가 커지고 추가 금리인상이 불투명한데다 경제마저 전망이 밝지않아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원화는 금리인상 기조에다 위안화 절상압력까지 겹쳐 강세로 가고있다. 12월 중순까지 1,030원대에서 맴돌던 환율은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연초에는 900원대로 진입하리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출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원유 등 원자재 값 상승도 수출업체를 더욱 압박할 것 같다. 올 원유수입은 경상수지 흑자의 2배가 훨씬 넘는 400억달러나 된다. 내년에도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이 확실시 된다. 고유가는 세계경제에 주름살을 지게 해 반도체ㆍ자동차ㆍ석유화학ㆍ철강 등의 수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다각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이처럼 수출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수출증가 추세가 주춤해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수출이 증가해도 고용 및 설비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 순환’ 효과는 오히려 줄고 부품소재의 해외 의존율이 높아지는 것이 더 문제다. 수출이 노동집약 산업에서 첨단산업 중심으로 변화해 가는데 정부나 기업이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빨간 불이 켜진 고금리ㆍ고유가ㆍ원화 강세란 3苦엔 때를 잃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지만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하는 등 경쟁력을 향상시켜 어떠한 수출환경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내성을 길려야 한다. 수출입 5,000억달러 시대에 수출환경이 조금 변했다고 일희일비할 때는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