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의 사설] 선거승리후 부시가 해야할 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정말 기뻐할 만한 일이 생겼다.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상원을 다시 장악하고 이미 과반을 확보하고 있던 하원의 의석수도 늘리면서 모든 권력을 한 손에 쥔 것이다. 상원 상임위 의장직을 공화당 출신이 모두 차지함으로써 부시 대통령은 이제 원하는 법안을 큰 문제 없이 통과시킬 수 있게 됐고, 민주당의 의회를 통한 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세계 각국도 부시가 추진 중인 테러와의 전쟁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미국 유권자의 표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부시 대통령이 이룬 승리는 역사적으로도 기록될 만한 것이다. 그는 미국 지난 100년 간 중간 선거에서 하원 의석수를 늘린 세 번째 대통령으로, 또 지난 82년 레이건 행정부 이후 상원 의석수를 늘린 첫 번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테러와의 전쟁이 기여한 측면이 크다고 하지만 이는 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에 당을 이끌어갈 지도부를 제대로 구성하지 못했고, 또 '경제'문제를 효과적으로 이슈화하지 못함에 따라 패배했다. 실제 실업률 상승, 주가 폭락, 기업 회계부정 등은 결코 부시 대통령에게 호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이제 부시 대통령이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무엇보다 하비 피트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증권거래위원회(SEC)의장을 인선하는 게 급선무다. 부시 대통령은 땅에 떨어진 미국 기업의 회계시스템을 개혁해야 하는 SEC 의장에 경륜과 능력을 겸비한 인사를 임명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여름 의회를 통과하지 못한 각종 경기 부양법안에 대해 재검토 해야 할 것이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세금 감면 등 경기 부양책을 실시하려 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뜻을 펼치지 못한 바 있다. 이제 상원의 다수가 된 만큼 경기 부양책을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공화당은 새롭게 추진될 경기 부양책에서는 돈 많은 일부 부유층이 아닌 중산층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에너지 법의 제정 역시 재추진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알래스카 개발이 포함된 현 공화당의 법안에는 문제가 있음을 함께 직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노인의 병원처방에 대해 공공 펀드 지원 문제 역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화당과 부시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통해 확보한 힘을 너무 남용할 경우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 두고 싶다.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이 법관 임명권을 이용, 사법권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승리가 우방들과 협조아래 외교적으로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인 상황에서 이뤄졌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즉, 선거결과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외교를 하지 말라는 유권자들의 의사를 담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 11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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