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드물게 자본재분야에서 벤처기업을 창업, 지금까지 성공한 벤처기업인의 대표주자중 한명으로 일컬어지는 장흥순(張興淳) 테보테크사장을 지칭하는 말이다.張사장이 컴퓨터수치제어장치(CNC)라는 아이템으로 창업을 한 것은 지난 88년. 지난 12년동안 경기부침 속에서도 특유의 돌파력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매출의 3배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남들이 볼 때는 허황된 얘기라고 하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얘기입니다. 자본재산업이라는 것 자체가 복합기술이기 때문에 어디에도 적용할 수 있고 또 회사가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張사장은 이렇듯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한다. 창업하는 과정만 해도 그렇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과정을 밟고있던 중 친구들끼리 국내 자본재, 특히 컴퓨터 수치산업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됐고 이분야를 일본기업이 독점하고 있다시피 한 현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일생을 걸고 해야 할 사명이라고 생각했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4명의 동료들과 의기투합, 회사를 설립했다. 『단지 산업의 기반을 형성하는 자본재, 그중에서도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장치를 우리손으로 개발해야 겠다는 신념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죠』
처음 시작할 때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직업훈련원과 학교들에서 기자재로 사용했고 이것이 오늘의 터보테크가 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기술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교수들과 선후배들의 조언을 받았고 경영에 대한 문제는 회사를 운영하다 만나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그결과 95년에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해 온 차세대 수치장치개발에서 시스템 통합업체로 선정되는 등 국내 최고의 CNC업체로 자리잡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97년에는 PCS단말기를 생산해 모토롤라와 국내대기업등에 납품, 정보통신시장에 진출했다.
물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IMF한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는 그야말로 인내의 세월이었다. 『매달 몇억씩 적자가 났습니다. 견디기 힘들었지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직원들 모두가 아산공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이러한 와중에도 張사장은 「이시기만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매출확대에 주력해야 한다는 사업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통한 내부 역량결집에 촛점을 맞췄고 그것은 올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張사장은 올해 또다른 도전을 시도할 예정이다. 인터넷 정보통신업체로 변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20세기가 산업기술로 일어났으면 21세기는 정보통신기술의 시대입니다. 터보테크는 자본재시장에서 쌓은 노하우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 두가지를 접목시켜 발진에너지로 삼을 계획입니다』
이회사가 예상하고 있는 올해 매출액은 1,200억원. IMT-2000관련사업에 대해 거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張사장은 이것이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 회사의 사업구조를 「벌집」이라고 부를만큼 다양한 분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얻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올해 터브테크가 「터보」엔진을 달고 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 터보테크는 어떤 회사
자본재 기술독립을 모토로 KAIST 박사엔지니어 5명이 모여 지난 88년4월에 설립한 벤처기업. 지난 94년 당시 과기처로부터 CAD/CAM기술관련 KT마크를 획득했고 98년 벤처기업대상 국무총리상, 지난해에는 멀티미디어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국내 CNC분야에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응용해 실제 얼굴형상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는 3차원 얼굴조각기를 개발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97년 PCS단말기 분야에 진출한 이후 정보통신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차세대 이동통신단말기·인터넷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정매출액은 420억원으로 98년에 비해 150%이상 늘었고 순익도 81억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송영규기자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