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이익보다 윤리가 우선되는 경영

이익보다 윤리가 우선되는 경영 "기업윤리와 회사 이익이 상충하면 당연히 기업윤리가 우선이다"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이 지난주 윤리경영 선포 1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기업이 사회적인 지탄을 받을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흔히 입에 올리는 말이 윤리경영이다.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줄줄이 연루된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 때 윤리경영은 한껏 강조됐다. 포스코는 10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대선비자금 수사를 받지 않았다. 윤리경영을 말할 자격이 있는 유일한 대기업인 셈이다. 포스코가 정치자금에서 다른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연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외풍을 막아준 공기업 시절부터의 전통이긴 하다. 민영화이후로도 그 같은 전통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 내부통제 장치등 투명경영의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져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기업의 존립 목표는 이윤 창출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이윤창출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윤리와 이익이 상충할 때 윤리를 선택한다는 말이 선뜻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반윤리적 방법으로 취한 이익은 범죄적인 것이다. 범죄적인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게 되면 회사는 언젠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기업윤리가 궁극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이 회장의 발언은 기업윤리의 진정한 가치에 대한 치열한 인식의 결과일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윤리경영이라는 말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실이 그것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윤지상주의를 명분으로 한 인한 기업비리가 너무 흔하다. 포스코의 윤리경영과 관련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체제와 사외이사 등 내부통제 장치들을 새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기업비리는 소유와 경영이 일체화 된 황제식 경영에 상당부분 원인이 있다. 오너 경영체제에서는 감사나 사외이사와 같은 내부통제 장치도 겉돌기 마련이다. 이사선임 자체가 오너의 입김에서 독립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 총수가 임의로 수백억원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풍토에선 윤리경영은 구두선이다. 많은 기업들이 윤리경영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포스코의 경우가 한국적 윤리경영 투명경영의 모델로서 정착되기를 바란다. 입력시간 : 2004-06-1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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