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난 6월 이후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2년간 지속된 금리인상 행진이 중단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기동향을 종합한 베이지북에 따르면 12개 지역 연방은행들은 6월 중순에서 7월 중순까지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이중 6개 연방은행이 성장률이 하락했다고 공개했다. 지역 연방은행들은 베이지북을 통해 “부동산시장이 냉각되고 대부분의 지역에서 소매판매가 부진했다”면서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나타내는 개별 보고들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물가상승과 관련, “휘발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전반적으로 임금, 최종재, 서비스 가격 상승은 완만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처럼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가운데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FRB의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이지북 발표 이후 FRB가 8월8일 FOMC 회의에서 현재 5.25%인 연방기금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이 늘어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금리인상 기대가 크게 후퇴하고 있다. 실제 이날 시카고 금리선물시장에서 연방금리 선물가격은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일 54%보다 크게 떨어진 38%로 반영했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추이를 보면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기존 주택판매량은 4월부터 연속 3개월 감소했고 매물은 9년 만에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개월 중 2월과 3월을 제외한 8개월 동안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주택경기가 경제성장률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개인소비지출을 비롯해 제조업생산ㆍ내구재주문ㆍ고용 등 경제지표들이 고유가와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ㆍ소비위축 등의 영향으로 뚜렷하게 둔화되거나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경제학 교수는 “내년까지 미국 주택경기는 전지역에 걸쳐 냉각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경제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AIG트레이딩그룹의 제프 글래드스타인 외환분석가는 “FRB가 금리인상 중단의 명분을 쌓았다는 인식을 주기에 충분하다”면서 “달러의 상대적 매력도를 높였던 다른 나라와의 금리격차가 더이상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