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토요 산책/4월 26일] '산업안전보건의 날'을 맞으며

세계적으로 일터에서 사망하는 근로자는 얼마나 될까.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작년 한 해 2억7천만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했고 매년 22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일터에서는 매일 6천여명이 고귀한 목숨을 잃고 있으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근로자도 연간 1억6천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오는 28일은 ILO가 정한 ‘세계산업안전보건의 날’이다. 이날은 지난 1996년 4월28일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 대표가 국제연합(UN) 본부 앞에서 촛불을 켜고 1993년 5월 태국의 카더(Kader) 장난감 공장 화재로 목숨을 잃은 188명의 근로자들을 추모하면서 유래됐다. ILO는 2003년부터 4월28일을 세계산업안전보건의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ㆍ태국ㆍ대만ㆍ브라질ㆍ포르투갈ㆍ페루ㆍ아르헨티나 등에서는 이날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고 100여개의 국가에서 산업재해 근로자에 대한 추모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ILO는 매년 세계산업안전보건의 날을 맞아 홍보주제ㆍ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산재 근로자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하루 평균 6명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현실에서 노동계는 산재 희생자에 대한 추모행사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전국적인 안전보건 행사를 개최한다. 특히 올해에는 우리나라 산업안전보건 분야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6월29일부터 7월2일까지 4일간 한국산업안전공단ㆍILOㆍ국제사회보장협회(ISSA) 공동으로 제18회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를 개최한다. 세계 100여개국에서 2,50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는 195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제1회 대회가 개최된 이래 3년마다 열리는 안전보건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이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해부터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공단에서는 세계대회의 한국 개최를 계기로 국내 안전보건 수준 향상뿐 아니라 세계인이 공감하는 ‘안전한 지구촌 건설을 위한 정보교류의 장’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한국 대회에서는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 역사상 최초로 전세계 근로자ㆍ사업주ㆍ정부 대표와 안전보건 전문기관 대표가 참여하는 ‘안전보건대표자 회의’가 개최된다. 이 회의로 세계 산업안전보건의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산업안전보건 서울선언서’가 채택될 예정이다. 서울선언서는 안전보건이 노ㆍ사ㆍ정의 권리인 동시에 책임과 의무라는 인식을 전세계가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늘날 사회에서 ‘안전’은 선진사회의 표준이자 경쟁력이다. 안전이 위협받는 한 개인의 발전도 기업의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ILO가 올해 세계산업안전보건의 날 홍보주제로 정한 ‘나의 삶, 나의 일, 나의 안전한 일터’는 그래서 그 의미가 각별해진다. 세계산업안전보건의 날을 맞아 일터에서의 안전보건 문제를 특정 기념일에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365일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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