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의 방향을 놓고 민주당내의 노선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범여권 정계개편의 주요 축인 고건 전 총리에 대한 지지 여부를 놓고 한화갑 대표와 정균환 부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상황.
한 대표는 고 전 총리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민주당 주도의 ‘헤쳐모여식 신당창당’ 노선을 견지하는 반면 지난 5ㆍ31 선거에서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섰던 정 부대표는 ‘고건 중심 정계개편론’을 강조해 왔다.
이 같은 두 사람의 입장차는 그 동안 잠복상태에 있었으나 최근 전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 임명건을 놓고 급격히 수면 위로 불거지는 양상이다. 한 대표가 도당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엄대우 전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을 임명하자, 정 부대표의 도당위원장 재추대를 추진하던 도의원 및 시ㆍ군의원을 중심으로 기존 당직자들이 비상대책위를 구성, 별도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
정 부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자신은 비록 낙선했지만 기초단체장과 광역ㆍ기초의원을 수십명 당선시키면서 전북에 상당한 기반을 쌓아 놓은 상태다. 한 대표측은 “당헌ㆍ당규에 따라 직무대행을 임명했고 도당위원장은 재추대가 아니라 경선을 통해 새로 선출하는 것이 합법적인 절차”라며 엄 전 이사장의 직무대행 임명을 강행했으나, 비대위측은 “엄 대행의 임명철회 요구를 저버린 한 대표의 독선에 맞서 끝까지 싸워 나가겠다”고 굽히지 않고 있다. 이처럼 양측이 전북도당위원장 직무대행 선임을 놓고 본격적인 세 대결에 나섬에 따라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전북도당은 내분 사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