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방자치단체가 혁신도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은 ‘8ㆍ31 대책’의 여파로 냉랭하기만 하다. 혁신도시 유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조차 추석 이후 더욱 얼어붙어 투자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혁신도시, 영향 거의 없어=원주시는 기업도시 유치 이전까지 활발하던 토지시장이 혁신도시 유치 열기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붙었다. 공공기업들이 이전 선호지역으로 꼽고 있지만 정작 토지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토지거래 건수도 미미하기만 하다. 원주시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업도시 후보지 주변 8개 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후 해당 지역의 거래 건수는 31건에 불과하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ㆍ토지투기지역 등 각종 규제를 피해 횡성ㆍ평창 등지로 옮겨가던 투지수요도 ‘8ㆍ31 대책’ 이후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혁신도시 유력 후보지인 전북 김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주ㆍ김제ㆍ완주가 혁신도시 유치를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 혁신도시 선정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토지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전라부동산컨설팅의 한 관계자는 “몇 달 전까지는 혁신도시 투자문의가 많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하지만 9월 이후에는 외지인들의 전화문의도 크게 줄었고 그나마 사려는 의지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입지 선정 후, 기대감은 있어=혁신도시에 대한 부동산 투자는 구체적인 입지선정 이후 본격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이전해 올 공공기관이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기업도시에 비해 효과가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원주시 롯데공인 백천우 사장은 “강원도에서는 접경지역 몇 군데 시ㆍ군을 빼놓고 모두 혁신도시 유치를 신청했다”며 “혁신도시 입지가 최종 확정된 후에는 투자문의가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7월 기업도시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충주시 일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최근 충주시가 인근 제천시와 손잡고 혁신도시 유치전에 뛰어들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충주 주덕읍의 한 중개업자는 “이미 기업도시로 선정돼 혁신도시로 추가 선정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며 “충주시와 제천시가 공조를 한다기에 한 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