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유가 대책 시민동참에 달렸다

중동전 발발이 초 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원유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 가운데 가장 물량이 많은 중동 두바이산은 1월17일 배럴당 28달러선을 넘어선데 이어 31일에는 29.61달러를 기록했다. 30달러선 돌파도 시간 문제다. 정부는 유가안정 대책기준인 `10일 이동 평균가격 29달러선`이 무너지자 다음주중 에는 승용차 10부제 운행을 포함한 2단계 에너지 비상대책의 시행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마련한 비상대책은 1단계(배럴당 29달러 미만)가 가정ㆍ상업부문 액화천연가스(LNG)의 절약, 승용차 10부제 권고 등이다. 2단계(29~35달러)는 석유수입 부과금 인하ㆍ승용차 10부제 실시 ㆍ심야업소 영업 제한ㆍ승강기 격층 운행 등이며 3단계(35달러 이상)는 석유류 최고가격 고시제ㆍ수급조정 명령 발동ㆍ비축유 방출 등으로 되어 있다.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당시 전 세계를 강타했던 오일 쇼크를 연상케 한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중동전이 발발, 국제 원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상이 될 경우 우리나라는 하루에 4천만달러, 한달에 12억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할 것으로 계산됐다. 국내총생산(GDP)이 1.6% 감소하고 물가는 2.5% 상승한다. 실제로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진다면 원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우리로서는 치명타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도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안도책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아랍귄이 주도하고 있는 석유수출기구(OPEC)가 단결할 경우 70달러까지도 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로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 겨울 혹한기를 벗어났다는 사실이지만 추위가 완전 지난 것은 아니다. 에너지 사용은 여전히 급증 상태에 있으며 LNG는 재고가 태부족, 일본으로부터 긴급 조달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시 미 행정부의 행보대로라면 이라크에 대한 공격은 늦어도 3월중에는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 3단계 조치의 발동도 미리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의 고유가 대책과 관련, 여러 차례에 걸쳐 시민의식을 강조한 바 있다. 사실 정부의 정책치고 시민들의 협조 없이 성공한 전례가 없다. 개발 연대인 지난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주기적으로 벌어진 쌀ㆍ연탄파동 등이 모두 일부상인의 매점ㆍ매석에 따른 `싹쓸이`에서 비롯됐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현재의 시민문화는 상당히 성숙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에너지 위기도 시민정신을 발휘, 합심해 나간다면 극복될 수 있다. 고유가 대책의 성공 여부는 시민들이 얼마나 여기에 동참하느냐에 달려 있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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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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