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000만개 돌파… 1인당 3.8개 보유<br>환란이후 줄다가 작년부터 상승세로 반전<br>할부금 다시 증가…총 사용액 360兆넘어<br>금융당국, 경제 부담 우려 모니터링 강화
직장인 이 모씨는 2002년 카드사태를 경험한 뒤 쓸데 없는 신용카드를 없앴다. 2005년까지만 해도 그의 지갑에는 2개의 신용카드가 있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카드사들의 공격적 마켓팅에 이씨는 새롭게 회원으로 가입했고, 어느새 4개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게 됐다.
6일 재정경제부ㆍ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신용카드 발급 건수가 최근 1년 새 1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1명 당 신용카드 보유장수도 2002년 4.5개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다 지난해에는 증가세로 반전, 4개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 당국은 이 같은 신용카드 발급 증가가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자칫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 면밀한 모니터링에 착수했다.
◇신용카드 다시 9천만개 돌파, 한명당 3.8개 보유 = 2002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카드는 총 1억480만개가 발급됐다. 전업카드사의 임직원 수도 1만63명을 넘었고, 경제활동인구 1명 당 신용카드를 무려 4.5개나 보유했다.
카드대란이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은 뒤 신용카드 발급 건수는 2005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2002년 1억480만개에서 2003년 9,551만개, 2004년 8,345만개, 2005년 8,290만개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카드사들의 공격적 마켓팅이 결부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2006년에는 총 신용카드 발급 건수가 9,114만개로 다시 9,000만개 고지를 넘어섰다. 2005년에 비해 9.9% 늘었다.
이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1명 당 신용카드 보유매수도 2002년 4.5개에서 2003년 4.1개, 2004년 3.5개, 2005년 3.4개로 지속적으로 줄다 지난해에는 3.8개로 4개에 육박한 상태다. 전업 카드사 임직원 수도 2005년 12월 7,607명에서 2006년 12월 7,786명으로 2.3%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업 신용카드사의 발급 건수가 2003년 3,730만개에서 2005년 4,297만개, 2006년 5,497만개 등으로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 모니터링 강화… 사용액 360조 돌파 = 신용카드 사용액도 증가하고 있다. 2002년 카드사태 당시 총 사용액은 622조원이었다. 그 뒤 2003년 480조, 2004년 357조, 2005년 363조원으로 줄었으나 2006년에는 368조로 다시 늘었다.
사용액을 형태별로 보면 현금서비스 금액은 2002년을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할부금액은 2002년을 정점으로 2004년까지 줄었으나 그 이후에는 상승 세를 타고 있다.
박영춘 재경부 보험제도 과장은 “발급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과거에 워낙 침체돼 있다 보니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고, 이용실태도 예전과 다르다”며 “현재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일의 경우에 대비 현재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진행중인 데다 카드사들의 개인 신용도를 제대로 고려치 않은 공격적 마켓팅이 계속되고 있고, 금리상승 가능성도 점점 커지고 있어 신용카드가 우리 경제의 때아닌 복병으로 등장할 여지도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