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11·3 기업퇴출] 섬유, '공룡'퇴출못시켜 새판짜기 지연

[11·3 기업퇴출] 섬유, '공룡'퇴출못시켜 새판짜기 지연 고합·갑을등 회생판정에 "달라진것 없다" 한숨 섬유업계는 이번 기업퇴출판정에서 고합, 갑을 등이 회생으로 분류됨에 따라 당장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그리 크치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화섬업계를 짓눌러왔던 만성적인 공급과잉 문제가 단기간내에 이뤄지기 힘들게 됐지만 이것이 결국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기기 때문. 당초 퇴출 대상으로 거론됐던 고합 등 화섬업체들이 `회생판정'을 받으면서 다른 기업들은 ‘달라진 게 뭐냐’며 한숨을 쉬고 있다. 퇴출될 기업은 퇴출되어야만 나머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숨을 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았는데 변한게 없다는 점에서 비관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업계의 전망=업계 관계자들은 부실기업 정리에 섬유업체가 하나도 들어가지 않자 섬유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 화섬업체들은 심각한 공급과잉 현상을 보이며 밀어내기 등 수익성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부실상태에 빠진 공룡 고합의 퇴출을 계기로 새로운 판을 짜려 했다. 일단 고합은 화섬원료인 TPA(연산 50만톤), PA(연산 7만5,000톤), DOP(연산 5만톤) 등을 생산하는 울산 제2공장을 해외에 팔고, 폴리에스터 장섬유(일산 330톤)와 단섬유(일산 385톤) 등 원사 설비를 해외 이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합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여러번에 걸쳐 생산시설의 해외매각을 진행했다”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변변한 매각실적을 올리지 못했다”면서 비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최근 듀퐁이 울산 2공장을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설비의 생산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채권단이 2조원 이상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줘 사실상 고합을 퇴출하기 힘든 자충수를 두고 있던 점이 이번 화섬업계 개편을 가로막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거세다. 일종의 자승자박이라는 것. 한편 새한, 동국무역 등 워크아웃 업체들은 퇴출에서 벗어나게 되자 가능한 조기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회생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자율적 구조조정만 살길=업계가 보는 대안은 내부의 자율적인 힘으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는 것. 대표적인 예가 지난 1일 출범한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화섬 통합법인 휴비스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 단섬유 분야에서 43.5%의 생산능력을 보유,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주체로 등장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한편 저가경쟁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3개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부분은 상황이 다르다. 5개 업체들이 워크아웃, 법정관리 등 부실 판정을 받은 상태다.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임정훈 팀장은 “자금력과 시장 경쟁력을 상실한 업체들이 서로 통합하거나 선발업체로 흡수되는 것만이 업계 전체의 살길”"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0/11/05 19: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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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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