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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해 자산 31조원, 매출 20조원의 초대형 철강사로 다시 태어난 현대제철은 특수강사업 진출과 해외 생산 확대 등을 통해 매출액을 2020년 26조원, 2025년 31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우유철 부회장 등 회사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 그 이상의 가치 창조'라는 새 비전을 선포했다. 우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지금껏 누구도 만들지 못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우리 의지를 비전에 담았다"며 "스스로 변화하고 혁신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은 5년 이내에 매출액을 30%가량 높이고, 10년 안에 10조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특수강 1조5,000억원 △해외 생산설비 증대·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 2조5,000억원 △차량경량화 1조원 △신규제품·시장확대 1조5,000억원 등이다.
충남 당진공장의 특수강 공장은 현재 마무리 공정 중이며 내년 2월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엔진과 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부품용 소재를 주 고객사인 현대·기아차 요구에 맞춰 제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그룹 내 시너지도 기대된다. 기존 세아베스틸 중심의 특수강시장은 현대제철과의 양강체제로 바뀐다. 현대제철은 특수강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부품사와 협력해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용 특수강은 생산규격과 제품군 다양화로 승부수를 띄운다.
현대하이스코가 보유하던 해외SSC를 통해 탄탄한 해외 영업망을 갖추게 된 점도 매출 상승 요인이다. 현대제철은 미국과 중국·인도 등 해외 13곳에 거점을 둔 SSC를 통해 형강과 봉형강 등 다양한 제품을 현지 에너지와 플랜트, 기계·가전업체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제철은 차량 경량화 추세에 발맞춰 당진 제2냉연공장에 1,295억 원을 투자해 차량용 아연도금강판과 초고강도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 설비를 신설하고 오는 2016년 양산을 시작해 연간 50만 톤의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충남 예산 차량 경량화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현재 2,740만매 정도인 생산능력이 내년 3월 3,700만매까지 확대돼 추가 매출 1조원 달성이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강관제품을 다변화하고 단조사업은 상공정인 잉곳(쇳덩어리) 생산에서 하공정인 성형까지 통합해 효율화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과 협업을 확대하는 사업전략을 추진하고 정보기술·경영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현재 자동차분야에 집중한 고객 협업 모델은 건설과 조선, 에너지 등 각 산업분야로까지 확장된다. 고객사의 기획과 설계,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참여해 최적의 철강소재를 공급함으로써 고객사와 철강사 모두 '윈-윈'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 올해 초부터 고객사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직을 운영해 왔다.
핵심고객관리(KAM) 부서는 품목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판재류·봉형강류 제품에 대해 발주 단계에서부터 내진용 강재 등 고부가 제품이 반영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실시한다. 기술연구소 내에는 자동차강재센터와 에너지강재센터를 신설해 기술 분야에 대한 고객의 요구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매출을 31조원까지 늘리기 위해 현재 철강분야에 한정된 사업구조를 알루미늄 같은 비철·비금속 분야까지 넓힌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번 합병으로 2018년까지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가 1,725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