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을 요다가 흑으로 불계승하고 제4국을 장쉬가 흑으로 7집반을 이겨서 제4국까지는 흑번필승의 팽팽한 접전을 보였다. 오늘부터 소개하는 것은 요다의 흑번인 제5국이다. 흑1, 3은 독특한 취향이다. 우변에 치우친 모습이므로 기리(棋理)에는 어긋나는 패턴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서반 포석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기략이 풍부한 착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백6의 걸침을 필연이라고 볼 때 어떤 방식으로 협공하느냐를 흑이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다명인이 이 포석에 매력을 느낀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왕좌전에서는 다카오 신지(高尾紳路)8단을 상대로 이 포석을 써서 재미를 보았지요.”(고마쓰9단) 참고도1의 흑1 이하 흑9까지가 그 바둑의 서반 진행이다. 흑7(21분의 장고를 거친 수)로 먼저 걸치고 9로 변신한 것은 백6에 대한 공격을 염두에 둔 작전이다. 그런데 흑11이 의문수였다는 것이 정밀검토회에 참석했던 왕밍완9단의 주장이었다. “어째서 의문수라는 것이지요?”(고마쓰 9단) “박력이 부족하잖아요.”(왕밍완 9단) 왕밍완이 제시한 대안은 참고도2의 흑1이었다. 그것이면 백은 2,4로 싸울 수밖에 없는데 흑5로 누르면 어떻게 변화해도 흑이 좋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왕밍완의 주장은 검토회에 참석했던 여러 청소년 기사들의 찬동을 받았다. 흑11에 대하여 장쉬는 어떻게 대응했을까. 다음 진행을 보기 전에 알아맞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