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로시대통령 선거 계기 젊은 인력들 해외이주 급증벨로루시공화국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의 브레인 드레인(두뇌 유출)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알렉산더 루카쉔코가 벨로루시의 대통령에 재선됨에 따라 억압적 정치상황에 반감을 가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해외 이주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벨로루시 노동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94년 해외 이주자는 1,314명이었던 반면 2000년에는 그 수가 4,886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비합법 이민자 수는 이 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증가 속도는 합법 이민자의 경우와 비슷할 것으로 현지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해외 이주자의 증가 추세는 루카쉔코의 재선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벨로루시의 대통령 선거 결과 젊은 층과 지식인층의 지지를 받는 블라디미르 곤차릭 후보는 15.4%의 표를 얻는데 그친 반면 루카쉔코는 75.6%의 표를 얻어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곤차릭의 지지도가 이처럼 낮은 것은 선거가 강압적인 분위기 하에 치러졌기 때문이라고 그의 지지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브레인 드레인을 촉진시키는 것은 비단 정치적 억압 뿐만 아니다. 새로운 문제는 아니지만 열악한 생활환경이 보다 큰 문제다.
98년 경제위기 이후 금융시장은 다소 안정을 찾아 가고 있지만 소득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받는 월급은 한화 기준 약 4만원. 백화점에서 청바지 한 벌 살 수 있는 돈에 불과하다.
사정은 다른 CIS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에서 대학교수가 받는 월급은 6만원 내외.
야간과 주말에 시간외 근무를 해도 월 소득은 12만원 내외에 불과하다. 1년치 소득을 다 털어야 노트북 컴퓨터 한 대를 살 수 있는 셈이니 연구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카자흐스탄 국경지역의 도시인 사마라에서 역사를 강의하는 미하일 레오노프는 "동료들 중에는 캐나다로 이민 간 사람도 있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이민 간 사람도 있다"며 "생활조건은 열악하지만 러시아를 사랑하기 때문에 아직 떠나지 않았다"고 자신이 조국을 떠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김대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