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0대 대규모기업집단 지정] 재벌구조조정 태풍여파 큰 변동

올해 지정된 30대 기업집단 현황은 지난해 변화무쌍했던 재벌 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랭킹 2위였던 대우그룹은 해체과정을 겪으면서 올해 30대 대기업집단에서 사라졌으며, 계열 분리를 통해 모그룹에서 떨어져 나간 독립 기업들이 대거 30개 그룹에 포함됐다.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 발표한 신규지정 30대 대규모기업집단 현황에는 재벌기업들이 지난 1년 동안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벌여온 구조조정의 성적표가 압축적으로 나타나 있다. 올해 지정된 30대 대기업 집단의 재무구조를 보면 유상증자분·당기순이익·자산재평가액 등의 증가로 자 본비율이 전년도보다 10% 이상 늘어난 반면 부채비율은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역시 무려 20.7%가 감소하고 미래 수익사업으로 평가되는 정보통신업종 등에 핵심역량이 집중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 재벌의 가장 큰 병폐로 지적돼 왔으며 선단식 경영의 기초가 된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과 경제력집중의 고리도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순위면에서 진로가 6단계 밀려나 28위를 기록했고, 반면 제일제당은 5단계 뛰어올라 23위를 기록하는 등 그룹간 순위변동이 치열했다. 진로그룹은 워크아웃 과정에서 진로쿠어스맥주를 매각함으로써 순위가 밀렸다. 제일제당은 창투사인 드림디스커버리등 3개사를 신규 계열로 편입해 덩치가 커졌다. 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으로 사실상 그룹이 해체된 대우·해태그룹등은 30대 그룹대열에서 제외된 반면 모그룹이 해체됨으로써 독립기업으로 전환된 ㈜대우·현대정유·에쓰오일 등 개별기업들이 새롭게 이 대열에 올라 신규 편입 및 탈락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신규편입=㈜대우(2개사)와 대우전자(3개사)는 대우그룹에 대한 워크아웃이 진행되면서 12개 계열사의 독립경영으로 해체돼 별도의 기업집단을 형성, 30대 그룹에 편입됐다. 현대정유(3개사)와 현대산업개발(7개사)도 현대그룹으로부터, 에쓰오일(2개사)은 쌍용그룹으로부터 각각 분리돼 별도의 기업집단으로 30대 그룹 순위에 올랐다. 신세계와 영풍은 유상증자, 당기순이익 증가 등으로 자산총액이 늘어 30대그룹에 새롭게 지정됐다. 대우그룹과 한라·해태·신호·강원산업 그룹은 자산매각·계열사 정리 등으로, 대상·삼양그룹은 부채감소 등으로 자산총액이 줄어 30대그룹 순외에서 탈락했다.★표참조 ◇순위다툼=현대그룹은 현대정유·산업개발등을 분리했음에도 불구, 지난해에 이어 1위자리를 고수했다. 삼성·LG·SK 그룹은 지난해 2위였던 대우그룹이 30대그룹에서 탈락함에 따라 한단계씩 상승해 4대그룹을 형성했다. 한진은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롯데그룹은 4단계, 효성그룹 3단계, 제일제당그룹이 5단계씩 각각 뛰어올라 6, 16, 23위자리를 차지했다. 금호·한솔·두산그룹도 한단계씩 순위가 올라 각각 8·11·12위를 기록했으며, 동국제강(15위)·코오롱(20위)·동양(21위)은 제자리를 지켰다. 이에 비해 진로그룹은 무려 6단계가 내려가 28위를 차지했으며 쌍용(10위)·동아(14위)·대림(17위)·동부(19위)·고합(22위)·아남(26위)그룹은 각각 3단계, 새한(27위)는 2단계, 한화(9위)그룹은 1단계 내려갔다. 이번에 신규로 지정된 기업집단은 ㈜대우 7위 현대정유 13위 에쓰오일 18위 대우전자 24위 현대산업개발 25위 신세계 29위 영풍 30위를 각각 차지했다. ◇계열사 변동= 올해 30대그룹의 전체 계열사수는 544개로 지난해보다 142개 줄었다. 올해도 30대 집단에 남은 23개그룹의 경우 71개 계열사가 새로 편입되고 137개 계열사가 제외돼 전체로 66개 계열사가 줄어들었다. 신규 편입된 71개 계열사는 신규설립된 회사가 43개사, 지분취득을 통해 편입된 회사가 27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4대 그룹은 28개 계열사가 새로 편입됐으나 계열사 감축목표에 따라 66개사의 계열분리를 추진, 전체적으로 38개 계열사 줄었다. 기존 그룹중 현대그룹이 27개 계열사를 줄여, 숫자상 가장 많은 계열사를 떨어냈다. 다음으로 금호(9개), LG(5개), 삼성·효성(각 4개), 한진·동부·새한(각 3개), SK·동국제강·코오롱·고합(각 2개), 한솔·아남·진로(각 1개)그룹 등의 순으로 계열사를 정리했다. 롯데·한솔그룹은 기존 계열사수를 유지했으며 동양(4개), 두산·제일제당(각 3개), 한화(2개), 동아·대림(각 1개)그룹은 오히려 계열사를 늘렸다. ◇재무구조 개선= 올해 지정된 30대그룹의 작년말 자산총액은 422조7,000억원으로 98년보다 49조8,000억원(10.5%), 매출액은 445조4,000억원으로 33조5,000억원(7.0%) 감소했다. 기존 23개 그룹의 자산총액 변동내용을 보면 유상증자(28조7,000억원), 당기순이익 증가(9조원), 자산재평가(9조2,000억원) 등으로 자 본이 62조7,000억원이 증가한 반면 부채는 연말기준 금융기관 차입(36조5,000억원), 회사채 발행(12조8,000억원) 등을 통해 54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기존 23개그룹의 경우 164.1%로 전년(363.2%)보다 199.1%포인트 낮아졌으며 특히 4대그룹의 부채비율은 146.3%로 전년(328.8%)보다 182.5%포인트 내려갔다. 당기순이익은 기존 23개그룹의 경우 지난 98년 17조6,000억원 적자(당기순이익률 마이너스 4.8%)에서 작년 9조원 흑자(당기순이익률 2.5%)로 전환됐다. 4대그룹은 98년 10조3,000억원 적자(당기순이익률 마이너스 3.9%)를 기록했으나 작년 7조5,000억원(당기순이익률 2.7%) 흑자를 냈다. 그러나 현대·삼성·LG·SK 등 4대그룹의 자산총액은 30대 집단 전체의 57.6%, 매출액은 전체의 68.2%로 전년에 비해 각각 8.4% 포인트와 6.7% 포인트 상승, 4대그룹으로의 경제력집중은 오히려 심화됐다. ◇어떤 규제가 이뤄지나= 30대 기업집단에 지정되면 계열사간 상호출자가 금지된다. 단 신규지정된 기업집단의 경우 계열사간 기존 상호출자는 지정 통지일로부터 1년간 유예된다. 또 기업집단에 소속된 창업투자회사는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으며 신규로 채무보증을 할 수 없고 기존 채무보증분도 해소해야 한다. 기존 채무보증의 경우 지난해 지정된 30대 기업집단은 법에 따라 유예된 일부 기업집단을 제외하고 해소시한이 지난 3월말로 사실상 완전 해소됐으며 올해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은 내년 3월말까지 해소하면 된다. 금융·보험회사는 계열사 지분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으며 10대 기업집단은 대규모 내부거래를 할 때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공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금융·보험회사 및 지주회사를 제외한 계열사들은 출자총액 제한규정에 따라 내년 4월1일부터 순자산액의 25%를 초과해 다른 국내회사의 주식을 취득 또는 소유할 수 없다. /구동본 기자DBKOO@SED.CO.KR 입력시간 2000/04/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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