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들이 수익률 개선을 위해 잇따라 '쁘띠성형'에 나서고 있다. 큰 전략을 갈아 엎는 대공사가 아닌 세부 전략이나 절차를 일부만 손보는 방식으로 펀드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재간접펀드인 '미래에셋 코리아대표ETF', '미래에셋 사랑나눔ETF'펀드의 세부 전략을 수정했다. 핵심전략으로 코스피200 추종 ETF에 60% 이상, 위성전략으로 섹터ㆍ스타일 ETF에 40% 이내로 투자하던 것을 '코스피200추종 ETF 80% 이하', '섹터ㆍ스타일ETF 20% 이상'으로 바꾼 것.
얼핏 보면 수치만 일부 수정한 것 같지만, 전략 변경 뒤에는 펀드를 좀 더 공격적으로 운용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보수적인 성격의 코스피 추종 상품을 80% 이하로 담는다는 '상단'을 만드는 대신 초과 수익, 즉 '알파'를 추구하는 섹터ㆍ스타일ETF는 '40% 이내'에서 '20% 이상'으로 바꾸며 투자 제한선을 없앤 것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기존 코스피200 추종 ETF에 60% 이상 투자한다는 것은 최대 100%까지 채울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런 식의 전략으로는 장 상황에 따라 초과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다"며 "'40% 이내'로 상단이 정해져 있던 알파 투자의 투자 여지를 확대하면서 펀드 전체의 공격성향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이와 함께 최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 G1호(주식)를 비롯해 브라질법인에서 위탁 운용하던 5개 펀드를 미국법인으로 이관했다. 중남미 기업들의 미국 경기 의존도가 높다는 판단 하에 주식 매니저들은 미국법인 매니저들과 함께 펀드를 운용토록 한 것이다. 단 브라질 기업들에 대한 리서치는 현지법인 애널리스트들이 기존처럼 담당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해외주식형펀드인 카자흐스탄 펀드를 카자흐&유라시아펀드로 개명하며 투자지역을 확대했다. 유라시아는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 국가를 지칭한다. 지역이 확대되면서 투자 유형도 손을 봤다.
카자흐스탄 펀드 때는 현지 자산운용사의 자문을 받아 현지 또는 해외에 상장된 관련 종목에 직접 투자했지만, 커버해야 할 지역과 종목이 넓어지자 이미 설정돼 운용중인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재간접으로 투자하도록 전략을 바꾼 것이다.
기관ㆍ법인 자금 확대를 위한 전략 수정도 눈에 띈다. KB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펀드인 밸류포커스는 최근 '투자가능 채권' 기준을 'BBB-이상'에서 'A-이상'으로 바꿨다. 변경 이유는 기관의 요청. 대규모로 자금 집행을 하는 기관이나 법인 상당수는 내부 규정상 A- 등급 이하 채권에는 투자할 수가 없다. 밸류포커스에 투자하고 싶어도 펀드 약관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KB운용 관계자는 "밸류포커스는 사실상 90% 이상을 주식으로 가져가고 채권은 거의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일부 기관의 요청이 있어 편입 채권 기준을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