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9월1일] 제번스

[오늘의 경제소사/9월1일] 제번스 권홍우 편집위원 복잡한 방정식과 그래프 때문에 경제학이 싫다고? 윌리엄 제번스(William S Jevons)를 탓하시라. ‘경제학은 쾌락과 고통의 미적분’이라며 수학을 왕창 깔아놓은 장본인이다. 당초 진로는 화학. 1835년 9월1일 영국 리버풀에서 부유한 철강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과목별 개인과외 수업을 받으며 입학한 런던대학에서도 화학과 식물학에 빠졌다. 진로가 바뀐 것은 가문의 몰락. 철도 붐이 꺼지며 부친이 파산하자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났다. 복학 자금 마련에 걸린 기간은 5년. 시드니 조폐국에서 일하며 경제학과 수학 서적을 섭렵한 제번스는 통계분석을 무기로 한계효용이론과 수리경제학의 문을 열었다. ‘소비단위가 늘수록 만족도는 떨어진다’는 한계효용법칙(1871년)은 제번스뿐 아니라 카를 멩거, 레옹 발라 등에 의해 거의 동시에 발표돼, 이 시기를 ‘한계혁명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제번스는 수학과 기호논리학을 동원한 ‘논리기계’도 선보였다. 각종 연산의 기본원리를 갖춰 오늘날 컴퓨터의 선구자로 인정되는 기계다. 경기순환과 자원 문제에 대해서도 업적을 남겼다. 150년간의 통계를 분석해 호황기간이 평균 10.46년으로 윌리엄 허셀경이 계산한 태양의 흑점주기 10.45년와 일치한다는 ‘태양흑점설’의 주인공. 훗날 태양 흑점주기가 11년으로 수정되는 통에 제번스 이론은 근거를 잃었지만 경기순환을 진지하게 분석한 최초의 학자라는 타이틀은 남았다. 1865년 발표한 ‘석탄 문제’도 자원고갈을 경고한 최초의 경제서적으로 꼽힌다. 장년의 제번스는 종말론적 강박증에 시달리다 1882년 47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임종 전에는 종이가 바닥난다며 사재기한 적도 있다. 유족들이 제번스의 종이를 소비하는 데는 50년이 걸렸다고 전해진다. 입력시간 : 2006/08/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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