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과잉투자 “경기후퇴” 우려

◎공급 초과현상 심각·값 인하경쟁 치열/제철·차·고무 등 장치산업 가동률 저조미국기업들의 과잉투자가 심각한 공급초과를 초래해 경기후퇴를 촉발시킬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수년동안 계속된 호황으로 미국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최대화하고 있는 반면, 수요 증가는 따라가지 못하면서 심각한 공급초과현상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공급초과로 업체간 제살깎기식 가격인하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나아가서 경기가 하향 곡선을 그릴 경우 심각한 경제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과잉투자가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분야는 제철,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제지등 대부분 대규모 초기자본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 장치산업의 경우 공급초과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쉽사리 설비감축등의 생산조정을 할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 91년 2분기 미국기업들이 자본투자에 사용한 자금은 3천6백80억달러, 그러나 올 2분기에는 5천6백30억달러(91년 가격기준)로 52% 가량 늘어났다. 반면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발표에 따르면 9월중 광공업, 전력분야의 가동률은 83.3%였다. 이는 지난 94년 85%로 정점에 달한 이후 계속 떨어진 것이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은 최근 생산증가가 정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설비투자는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과잉투자가 가장 우려되는 분야는 제철산업이다. 최근 수년동안 미국경제가 호황을 누리면서 철강수요가 급증하고 가격도 올라가면서 제철업체들이 잇따라 설비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중인 설비증설이 이루어질 경우 내년의 철강생산은 올해보다 1천만톤(8%)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0년만에 가장 큰 증가율이다. 이때문에 업계 분석가들은 내년의 철강가격이 공급과잉으로 3%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은 철강산업 전반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고무·플라스틱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30억달러 이상의 제품이 재고상태로 남아있음에도 불구, 계속되는 설비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기때문에 97, 98년에 심각한 공급초과현상이 불을 보듯 자명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산업도 자동차, 자동차 부품분야의 9월중 가동률이 전달의 82%에서 79.8%로 떨어지는등 전반적인 생산초과상태에 있는 것을 반증한다. 이렇게 미국산업 전반이 공급과잉상태에 있는 것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들은 국제 수요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기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미국경기가 이미 정점에 와있고 수요증가 속도가 설비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초과현상과 이에따른 경기후퇴가 우려된다는 것이 최근 미 산업계의 고민이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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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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