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核폭풍… 당분간 '먹구름' 장세

불안감 확산 외국인 대량 매도…대내외 악재 지속땐 600붕괴도이라크 전쟁 가능성 고조 및 북한 핵 악재가 증시 폐장일인 30일에 터졌다. 시장을 '공황 상태'로 몰고 갈 정도로 파괴력은 컸다. 종합주가지수, 코스닥지수 모두 4% 이상 폭락했고, 하락종목수만 양 시장 각각 700개 가까이 되는 등 투매양상이 일어났다. 선물시장에선 오전 한 때 프로그램매매 호가가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핵 위기 및 이라크 전쟁 등의 대외변수가 점차 악화되는 형국을 보이면서 뒤늦게 증시에 급속도로 반영되고 있다며 600선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물론 투자자들이 과민반응하고 있는데다 과매도 국면에 진입해 기술적 반등도 점쳐진다. 하지만 그동안 별다른 매도움직임이 없던 외국인들이 이날 1,500억원의 순매도로 전환한데 따른 수급악화 우려와 미국증시의 불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1월초까지는 먹구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대외변수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 공황 북핵 위기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요인이 주식시장을 패닉 상태로 내몰았다. 종합주가지수는 오전장 막판에 43포인트까지 폭락했다가 이후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낙폭을 줄여 가까스로 630선에 근접했고, 코스닥지수는 사상최저지까지 곤두박질쳤다가 간신히 44선에 매달렸다. 불과 일주일여만에 양 시장 모두 15% 가량 급락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7% 가까이 하락한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 현대차, 삼성전기 등 우량주들마저 속수무책으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이라크전쟁 우려, 유가 상승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간과했던 북핵위기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시화되면서 뒤늦게 빠른 속도로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조재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그동안 증시가 북핵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다가 사태가 악화되자 한꺼번에 악재가 반영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주 급락장에서도 순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투자가가 이날 대량매도에 나선 것은 더욱 신경을 쓰이게 하고 있다. 성금성 현대투신운용 상무는 "북핵위기에 따른 컨트리리스크와 새정부 출범의 과도기에 따른 불안심리로 외국인마저 이처럼 낮은 주가 수준에서 매도세로 돌아섰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지난해말 수준으로 돌아간 '물거품' 주식시장 증시 마지막날 이 같은 폭락으로 올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말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627.55'. 이는 지난해 11월말 수준으로, 한해 장사가 물거품이 된 것이다. 연초 724.95에서 13% 가량 하락했다. 올해 상장사들의 사상최대 실적을 감안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표다. 세계경기 침체, 미국증시 급락, 미국과 이라크전쟁 위기 등 외풍의 위력에 맥없이 무너진 것. 지난 4월 중순 940선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외국인의 무차별적인 매도 공세로 고점 대비 무려 30% 이상 급락했다. 외국인은 올해 2조7,494억원을 순매도해 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2조9,235억원)를 가장 많이 팔고, KT(6,751억원)를 가장 많이 샀다. 반면 기관은 8,012억원, 개인은 7,748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간 거래량은 2,085억1,739만주, 거래대금은 738조7,188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79.1%, 50.3% 늘어났다. 17개사가 새로 상장되고 34개사가 상장 폐지됐다. 주가는 대우차판매(163.1%)가 가장 많이 올랐고, 하이닉스(-89.7%)가 가장 많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더욱 초라하다. 지난해말 72.21포인트의 지수는 지난 10월 43.67로 사상최저치로 급락한 이후 이날 44.36으로 마쳤고, 거래대금은 30% 줄었다. 전체 종목중 90% 가까이가 하락했으며, 반 이상은 주가가 반토막이하로 떨어졌다. ◇1월초까지 먹구름 장세 이어질 듯 이날 패닉 현상은 1월초까지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물론 일각에선 과매도국면에 따른 기술적반등을 거론하지만 북핵 위기와 이라크전쟁 등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이 현실로 다가오는데다 미국 증시 불안정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 힘든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600선은 물론 올 최저치인 580선 지지도 섣불리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재민 사장은 "600선이 문제가 아니라 전저점의 지탱여부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며 "600선이 붕괴되면 대외변수는 충분히 반영됐다고 보이며 북핵 사태가 악화되더라도 시장에 미치는 강도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추세가 이탈됐기 때문에 아직 조정이 끝나지 않았다"며 "미국의 1분기 경제전망도 좋지못해 600선 부근까지는 추가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홍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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