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문화재 보호, 보험가입부터

설 연휴 마지막 날 대한민국의 자존심인 국보1호 숭례문이 전소됐다. 국민들로서는 600년 넘게 지켜온 우리의 자존심이 무너졌다는 안타까움을 넘어 어떻게 이런 일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날 수 있는지 분노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더 황당한 것은 그 소중한 우리 국보1호의 보험금이 고작 9,508만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문화재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식적으로 납득할 만한 보험가입은 아니다. 지난 2005년 낙산사 동종이 소실됐을 때도 주요 문화재에 대한 보험 미가입 문제가 대두됐으나 우리는 아픈 과거를 극복하지 못하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비단 문화재뿐만 아니라 공공시설에 대한 보험 가입률도 저조하다. 그만큼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곳이 많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특히 시ㆍ군ㆍ구민회관의 경우 보험가입률이 27%에 불과한 실정이며 보험가입금액 역시 충분하지 않다. 결국 우리나라 국민들은 화재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숭례문 화재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건이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는 교훈을 얻고 이를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우선 보험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 문화재 및 공공시설에 대한 보험가입률을 높이고 충분한 보험가입금으로 가입을 해야 할 것이다. 보험은 단순히 보험료를 내고 사고가 났을 때 보험금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험회사의 전문적인 위험관리 컨설팅을 통해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보험회사는 화재보험 인수여부 결정시 정확한 요율을 산정하기 위해 보험목적물에 대한 위험진단을 거쳐 보험을 인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잠재돼 있는 위험을 파악하고 다양한 위험관리기법을 검토한다. 단순히 사고로 인한 보험금 지급이 아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보험을 적극 활용해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제2의 숭례문과 같은 사태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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