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 60% 수익 보장" 내세워 서민 등친 양돈업체

서민생활침해사범 351명 기소<br>명의 위장형 등 범죄 천태만상

국내 3위 규모의 양돈업체 A사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씨는 지난 2009년 인터넷 등을 통해 투자 광고를 냈다. "500만원 정도를 내면 어미 돼지(모돈) 1마리를 배정해 주고 이 돼지가 낳은 새끼 20마리를 나중에 팔아 연 60%의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 높은 수익을 내게 해주고 원금도 보장해준다는 말에 투자자는 순식간에 늘어났지만 A사의 사정은 광고와는 딴판이었다. 모돈의 숫자는 투자자들에게 광고한 것의 절반 수준이었고 그마저 있던 돼지들도 A사가 대출을 받을 때 저축은행에 맡긴 담보였다. A사는 나중에 받은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지급하거나, 저축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아 투자금을 상환하는 등 이른바 '폭탄 돌리기'식 자금운용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사에 속은 투자자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만여명에 이르고, 피해 금액은 2,400억원에 달한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부(윤장석 부장검사)는 최씨 등 A사 관계자 13명을 기소하는 등 유사수신(피라미드)과 불법사금융, 보이스피싱 같이 서민생활을 침해하는 범죄를 저지른 일당 351명을 구속하거나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3월 발족한 합수부는 그 동안 피해 회복과 범죄 적발이 어려운 고수익 유혹형과 명의 위장형, 점조직형 범죄들에 수사력을 모아왔다.


8개월 동안 합수부에 적발된 서민생활침해사범의 양상은 천태만상이었다. 검찰은 "말레이시아의 한 업체가 '페이스북'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만들었는데, 이 업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이 유망하다"고 속여 1,000여명으로부터 70억원을 가로챈 일단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주로 금융ㆍ경제 지식이 부족하거나 노후대비가 급한 노령자 층을 노려 사기행각을 벌었다.

또 소득세 탈루를 목적으로 소득이 없는 사람들을 허위 대출모집인으로 끌어들인 뒤 대포통장 1개 당 100만원씩 263개를 사들여 쓴 대부중개업체도 검찰의 철퇴를 받았다.


문자 발송과 전화 상담팀ㆍ대포통장 공급책ㆍ현금 인출책 같이 역할 별로 세분화하고, 조직폭력배까지 끌어들인 점조직형 보이스피싱 사기단도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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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부는 "침해사범들로부터 속은 피해자들 중 아직까지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에 적발된 유형들을 널리 알려 비슷한 피해를 막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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